▲ 창원 현동 유적에서 나온 부부묘. 위쪽이 839호 목곽묘, 아래쪽이 840호 목곽묘. [사진=삼한문화재연구원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아라가야 등의 고분 670여 기 쏟아져 나온 경남 창원 현동 유적에서 5세기 전반에 조성한 부부묘로 추정되는 거대한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 2기가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삼한문화재연구원(이하 연구원)은 거제-마산3 국도건설 현장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1329번지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 부부묘를 포함해 4∼6세기 가야 무덤 670여기와 유물 1만여점을 수습했다고 4일 밝혔다.

현동 유적에서는 청동기시대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37기를 비롯해 아라가야시대 목곽묘 622기,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35기, 토광묘(土壙墓·널무덤) 17기와 기타 유구 200여기가 확인됐다.

특히 규모가 유독 큰 839호와 840호 목곽묘는 규모가 유사하고 해발 76m 선상에 나란히 만들었다는 점에서, 부부묘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토광의 규모는 839호 목곽묘가 길이 7.72m·너비 3.96m이고, 840호 목곽묘는 길이 8.6m·너비 4.54m다.

조사단은 유구는 모두 도굴돼 토기, 철기 대부분이 도굴을 위한 도굴갱에서 출토됐다며, 바닥 시상석(屍床石)에서는 고배(高杯·굽다리접시), 단경호(短頸壺·목짧은항아리), 장경호(長頸壺·목긴항아리), 철촉, 꺾쇠 등 일부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두 목곽묘에서는 모두 투창(透窓·굽에 뚫은 구멍)을 정교하게 내고 모양이 세련된 화염문투창고배가 나왔으며, 839호 무덤에서는 농구와 공구가 발견됐고, 840호 목곽묘에서는 다양한 마구(馬具)와 무구(武具)가 출토됐다.

양하석 연구원 부원장은 "840호 무덤은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전기 목곽묘 가운데 가장 크다"며 "부장품 양상을 볼 때 840호 무덤은 남자, 839호 무덤은 여자가 묻힌 듯하다"고 말했다.

또 "출토 유물 제작 기술과 유구 규모 등을 분석하면 당시 최고층 부부묘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현동 유적에서는 방대하고 다양한 유물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토기는 통형고배(筒形高杯·원통형 굽다리접시)·화염문투창고배·단경호·노형기대(爐形器臺·화로모양그릇받침) 등이 발굴됐다.

아울러 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모루·쇠끌·망치와 덩이쇠·철찌꺼기도 수습됐고, 배를 제작하는 데 쓰는 유건철부(有肩鐵斧·어깨가 넓은 쇠도끼) 수십 점도 나왔다.

찰갑(札甲), 복발형 투구, 목가리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큰칼), 쇠창, 쇠화살촉과 유리구슬, 세환이식(細環耳飾·가는고리 귀걸이) 등 다채로운 무기와 장신구도 출토됐다.

피장자 머리 근처 덩이쇠 다발 위쪽에서 모습을 드러낸 배모양토기는 길이 29.2㎝·높이 18.3㎝로, 단순한 통나무배에서 구조가 복잡한 구조선으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인 준구조선으로 파악됐다.

김구군 연구원장은 배모양토기에 대해 "아라가야 중심지인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기존에 나온 토기와 달리, 노를 고정하는 고리가 없고 돛을 매달아 항해하는 범선으로 보인다"며 "먼바다를 오가는 배를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동물모양 토기는 몸체는 오리인데, 얼굴은 낙타인 것 같다"며 "낙타를 알았다면, 당시에 상당히 먼 지역과 교류를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