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16강에서 만났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이 오늘(4일) 밤 12시 30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스타디움에서 일본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U-20 월드컵만 놓고 보면 16년 만의 리벤지 매치다. 한국은 2003년 UAE 대회에서 역시 16강 상대로 일본을 만나 1-2로 진 바 있다. 한국의 설욕전인 셈. 

하지만 20세 이하 대표팀의 한-일전 역대 전적은 한국이 28승 9무 6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한국은 일본에 두려운 상대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전력도 객관적으로 한국의 우세다. 한국은 이강인(발렌시아)을 필두로 김정민(FC리퍼링),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등 해외파에 조영욱(FC서울), 전세진(수원삼성), 엄원상(광주FC), 오세훈(아산무궁화) 등 정예멤버들로 구성됐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팀 사정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일본은 이번 대표팀을 전원 국내파로만 선발했다. 하지만 U-20 대표팀의 핵심전력이라 할 수 있는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FC도쿄), 공격수 아베 히로키(가시마), 골키퍼 오사코 게이스케(히로시마)가 A대표팀에 차출돼 빠졌다. 게다가 공격수 다가와 교스케(FC도쿄)와 미드필더 사이토 고키(요코하마)가 부상 당해 전력에서 이탈, 귀국길에 올랐다. 일본은 100% 전력이 아니다.

전력이 다소 기울더라도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한국도 일본은 꼭 이겨야 하는 상대지만, 일본도 한국에는 지지 않으려 한다.

   
▲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한 후 다함께 환호하는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예선리그를 통해 드러났듯 갈수록 전력이 강해지고 있다.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0-1로 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도 전반까지는 고전했지만 후반부터 제 플레이를 하면서 가진 기량을 발휘했고 김현우의 헤딩골로 1-0 승리를 따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는 제대로 실력발휘를 한 끝에 오세훈, 조영욱의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이 에이스답게 한국의 공격을 이끌면서 중원에서부터 주도권을 쥔다면 한국의 8강행에 일본은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있다.

다만, 방심이나 실수는 금물이다. 아직 어린 연령대의 선수들이다 보니 실수에 의한 실점이라도 하면 전체 플레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이 예선리그 3경기에서 1실점밖에 하지 않았고 그것도 자책골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역시 조직력의 팀답게 일본은 수비가 탄탄하다. 이탈리아, 멕시코가 일본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일본이 한국전에서 열세에 몰린다고 판단될 경우 수비적으로 나섰을 때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강인은 일본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애국가를 더 크게 불러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처음부터 기세 싸움에서 일본을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강인뿐 아니라 모든 대표선수들이 그런 각오로 일본전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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