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의 투자금융(IB) 부문을 통합시킨 기업투자금융(CIB) 일체화 조직을 이달 중 출범시킬 것으로 관측돼 은행 IB와 종금 IB간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통합을 시작으로 우리금융이 증권업 진출을 위해 적당한 매물을 탐색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의 IB 부문을 합쳐 CIB 통합 조직을 출범시키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 조직은 빠르면 이달 중 출범될 예정이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월 14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조직의 인력은 은행 IB와 종금 IB 인력을 합쳐 100명 규모로 예정된다. 이들은 은행 본점에서 업무를 보게 될 것으로 예고됐다. 당국은 종합금융 면허를 갖고 있는 회사에 대해 채권, 기업어음(CP), 사모·단기사채 등의 발행업무는 물론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부분의 IB업무를 허락하고 있다.
이에 이미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월부터 'CIB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키며 조직개편을 준비해 왔다. 업무 특성상 은행 IB와 종금 IB의 업무에 겹치는 부분이 많았던 만큼 이번 통합으로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취임 이후 일관되게 ‘비은행 부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부재한 우리금융의 현 상황에서 IB 역량 키우기는 매우 중요한 선결과제”라고 전제하면서 “이번 통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향후 있을지도 모를 증권사 인수에 필요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자리에 채우기 위해 새로운 증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번 IB 통합부서를 안정화시키는 한편 중견급 이상의 적당한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우리금융 이외의 다른 중견급 회사들도 최근 IB 부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연기되기는 했지만 신한금융투자가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고, 하나금융투자 역시 자기자본 확충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금투의 경우 지난 3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3조 2677억원이기 때문에 7300억원만 더 확충하면 초대형IB 지정이 가능하다.

국내 초대형IB 중 세 번째로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KB증권은 이달부터 단기금융업을 시작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판매를 개시한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은 출시되자마자 원화 기준 5000억원 규모의 ‘완판’을 기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B증권이 올해 발행어음 2조원 발행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초대형IB간 경쟁이 치열해짐은 물론 IB부문에 대한 타 증권사들의 관심도 제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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