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강인(18·발렌시아)은 일본과의 경기 전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누구보다 목청을 높여 따라불렀다. 그리고 일본을 격파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비록 골이나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한국이 일본을 꺾고 8강에 오르는데 누구보다 큰 몫을 해낸 이강인이다.

한국은 5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0으로 승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에 승리를 안긴 것은 오세훈이 후반 38분 터뜨린 헤딩 결승골이었다. 그 승리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누구보다 투지를 발휘하고 차원 다른 플레이로 일본을 괴롭힌 선수는 대표팀의 '막내형'으로 불리는, 막내이자 에이스인 이강인이었다.

   
▲ 경기 전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는 이강인(맨 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은 일본과의 숙명의 대결을 앞두고 팬들에게 애국가를 큰소리로 불러줄 것을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어떤 자세로 일본전에 임하는지 각오를 드러낸 것. 실제 이날 루블린 스타디움을 찾은 한국 응원단은 어느 때보다 큰소리로 애국가를 불렀고, 이강인도 목청껏 따라부르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일본의 경계대상 1호가 이강인이었기에 제 기량을 다 발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수비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이강인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애썼다. 전반에는 한국이 다소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이강인도 수비 가담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번득이는 재능으로 일본을 위협했다. 볼키핑은 발군이었고, 압박해오는 수비를 발재간이나 스피드로 따돌렸다. 전반 21분에는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좋은 슈팅을 때렸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후반 들어 한국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강인의 플레이는 더욱 빛났다. 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였고 침투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수비를 등지고 있다가 돌아서며 제치는 이강인을 일본 수비는 파울로 저지할 수밖에 없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워낙 많은 활동량으로 후반 막판으로 향하면서 이강인의 스피드가 좀 떨어지긴 했으나 그는 사력을 다해 뛰어다녔다. 

'막내형'의 분발에 오세훈이 결승골로 화답했다. 후반 38분 한국은 최준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로 방향을 살짝 바꾸는 영리한 헤딩슛으로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오세훈의 골이 터지자 가장 먼저 쫓아가 함께 환호한 선수도 이강인이었다.   

한국은 이강인의 투혼을 바탕으로 일본을 꺾고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