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올 시즌부터 도입된 월요경기의 진정한 피해자(?)가 됐다. 주말마다 쫓아다니는 비가 넥센의 일정을 뻑뻑하게 만들었다.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넥센 염경엽(46) 감독은 하늘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진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던 염 감독은 빗방울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포기한 듯 "3주 연속 월요경기를 치르게 됐다"고 짧은 한숨을 내뱉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2014인천아시안게임으로 인해 경기일수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 주말 3연전 혹은 2연전이 취소될 경우 월요경기를 치르기로 정했다.

주말 경기가 취소될 경우 선수들은 월요일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우천 취소된 경기에서 쉴 수는 있기는 하지만 훈련까지 마친 뒤 철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선수들이 원하는 휴식과는 거리가 있다.

넥센은 7월 마지막 주부터 주말 3연전 혹은 2연전 때만 쫓아다니는 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학 SK전이 취소되면서 같은 달 28일 월요경기를 치른 넥센은 지난 3일에는 잠실 LG전이 비로 인해 열리지 못하면서 월요일인 지난 4일에도 경기장을 나왔다.

넥센은 이날 경기가 취소되면 월요일인 11일에 다시 경기를 치러야 한다. 3주 연속 월요경기를 하게 되는 셈이다.

염 감독은 "3주 연속 월요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렇게 되면 대체 몇 연전을 치르는 모르겠다"며 게다가 다음 주에는 부산(롯데)~잠실(두산)~광주(KIA)를 오가는 살인적인 이동도 소화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1루쪽 더그아웃에서 한가롭게 비를 바라보며 우천취소 통보만을 기다리고 있는 삼성 선수들을 보자 "몸 풀 생각도 전혀 안 한다"고 괜한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와 2연전을 마치고 쉬는 삼성으로서는 전혀 아쉬운 부분이 없을 것"이라며 "월요경기가 되면 필승조도 하루 휴식을 취하게 돼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 유니폼을 입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진짜 휴식은 아니다"며 "우천취소돼 경기를 안해도 연습을 다하고 돌아가기에 경기한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바람과는 반대로 다소 약하게 내리던 비는 오후 4시45분께부터 갑자기 장대비로 바뀌었고 이날 경기는 결국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