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국내 극장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객 숫자가 400만명을 돌파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가운데 이 영화에 간접투자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도 화색을 짓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극장가에서 ‘기생충 돌풍’이 이어지면서 영화에 대한 금융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관객수 약 370만명이 손익분기점인 영화 ‘기생충’은 이날 현재 이미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영화에 투자한 기업들도 반색하고 있다.

   
▲ 영화 '기생충'이 개봉 8일 만에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출연배우들이 이를 기념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엔드크레딧


‘기생충’의 순제작비는 13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광고홍보(P&A) 비용을 더한 총제작비는 17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 중 125억원은 투자‧배급사인 CJ ENM이 조달했고 나머지 제작비는 약 25곳의 투자사들이 댔다. 

특히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투자조합을 통해 ‘기생충’에 간접투자를 한 금융권 회사들이다.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유니온콘텐츠투자조합’을 통해 간접적으로 1억 2000만원을 투자했다. 투자조합은 지난 2015년 8월에 100억원 규모로 조성됐고 기업은행은 여기에 30억원을 eott다. 

일종의 ‘펀드’ 형식을 하고 있는 투자조합은 운용사가 투자할 만한 영화를 발굴하고 심의해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합 전체적으로 보면 ‘기생충’에 총 4억원을 댄 상태다.

기업은행은 이미 영화 업계에선 공인 받은 ‘큰손’이다. 투자규모의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흥행할 만한 영화를 고르는 ‘안목’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간 기업은행이 투자해서 ‘흥행대박’을 터뜨린 영화로는 역대 관객수 1위에 빛나는 ‘명량’을 비롯해 ‘신과 함께’ 시리즈, 올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등 160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극한직업’ 등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간접‧직접 방식을 모두 사용해 전방위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직접투자는 본점의 문화콘텐츠금융팀에서 영화 발굴, 평가 등을 담당했다. 이에 따라 ‘극한직업’엔 직접투자 7억원, 간접투자로 9000만원이 각각 투입됐고 결과적으로 무려 40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우리은행 역시 우리은행-컴퍼니케이한국영화투자조합을 통해 ‘기생충’에 3억원을 간접투자 했다. 이 투자조합은 지난 2017년 초 120억원 규모로 조성됐고 우리은행은 여기에 30억원을 댔다. 조합은 ‘기생충’에 대해서는 총 12억원의 투자금을 책정했다. 조합을 설정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투자였는데 ‘황금종려상’이라는 흥행변수가 도출되면서 투자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 어떤 영화에 투자했느냐가 금융권은 물론 영화계에도 화제가 될 정도로 ‘선구안’이 좋은 회사”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은행의 경우 직접 투자사로 참여하진 않지만, 약 40편의 영화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면서 역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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