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막말 논란’에 지지율 하락…“공천 불이익” 거론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곤두박질쳤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정상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당 안에서 터져 나온 ‘막말 논란’은 지지율을 흐트러뜨리는 최대 악재가 되고 있다. 지금껏 모인 지지세가 당 자체적인 쇄신 노력보다는 여권의 ‘헛발질’에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6월 1주차 주중집계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6%p 떨어진 29.4%를 기록해 20%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더 큰 문제는 보수층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근래 한국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5월 2주차(34.3%)를 기준으로 보수층 지지율은 66.4%에서 59.9%(6월 1주)까지 4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tbs 의뢰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지난 3~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만5933명에 통화를 시도해 1501명이 응답을 완료, 5.8%의 응답률을 보였다.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는 황교안 대표가 18일간 전국 4000km를 순회하며 벌인 ‘민생투쟁대장정’의 기대 효과와는 배치되는 수치다. 리얼미터는 “정용기 정책위의장, 민경욱 대변인, 한선교 사무총장의 막말 논란과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 불거진 당내 주요 인사들의 막말 논란은 외연 확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의 지지율이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 및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 문재인 정권의 실책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총선과 같은 큰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이 기존 구도로 재편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어찌 됐든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은 당내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에서 비롯된 셈이라는 얘기다.

물론 한국당 역시 대안 정당, 젊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황 대표가 강조한 ‘경제대전환 2020 프로젝트’나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추진 중인 각종 청년 친화 정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내 악재에 이러한 노력이 희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한국당 내부적으로는 막말 논란을 빚은 인사를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식의 해결법이 거론되고 있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막말에) 실효적인 조치를 하려면 결국 다가오는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수밖에 없다”며 “감점 또는 경우에 따라 공천 배제원칙에 들어가는 것으로 강한 조치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도 지난 5일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 없다.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