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농·임어·광업, 전년 동월比 두 자릿수 증가세
경제 전문가 "한국 경제,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일 '2019년 4월 신설법인 동향'을 통해 전년 동월대비 설립 법인 수가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최저임금제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나 허울 뿐인 통계 착시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지난 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9년 4월 신설법인 동향' 중 주요 증감 업종에 관한 도표/사진=중소벤처기업부


7일 중기부는 4월 신설법인이 총 9425개로, 전년 동월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부동산업이 349개, 농·임어·광업은 177개로, 각각 전년 동월대비 45%, 33.1%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10대와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부동산업 개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전기·가스·공기조절업은 349개, 도·소매업은 79개 업체가 폐업해 각각 전년동월대비 63.2%, 3.8%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업은 1인 창업이, 농·임어·광업은 가족끼리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전기·가스·공기조절업이나 경제의 근간이 되는 도·소매업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종이다. 때문에 해당 업계는 최저임금과 같은 인건비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2년 새 29.1% 폭등한 최저임금 탓에 고용 없는 1인 업종 및 법인만 늘어나 중기부가 허우대만 좋은 통계를 내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죽어있는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이 부동산 법인을 세운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인력을 필요로 하는 전기·가스·공기조절업이나 제조업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도·소매업 법인이 줄고 가족끼리 농·임어·광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국민경제학적으로 병리현상임과 동시에 국가 경제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가령 고용인원이 200여명 가량 되는 회사가 폐업하고 10여명 정도 고용하는 영세 사업장이 늘어나면 통계상 '법인 활성화'라는 착시현상을 불러올 수 있고, 지속성 없는 기업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며 "법인 개수의 증가만으로는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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