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다소 고전하기는 했으나 호주를 격파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단 한 번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을 뽑아내 15년 만에 부산에서 치른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 사진=대한축구협


이로써 한국(FIFA 랭킹 37위)은 호주(랭킹 41위)와 역대 상대전적 8승 11무 9패를 만들었다. 6월 A매치 첫 경기를 이긴 한국은 오는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

벤투 감독은 전반 3-5-2 전형을 시험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을 투톱 배치하고 황인범-이재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세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김진수와 김문환에게 좌우 윙백을 맡기고 권경원-김민재-김영권으로 스리백 수비를 구성했다. 골키퍼는 김승규. 

하지만 전반 한국은 호주의 강력한 압박에 패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다. 빌드업이 안되니 전방의 손흥민에게는 볼이 제대로 투입되지도 않았고, 손흥민이 어쩌다 볼을 잡아도 외롭게 고립돼 호주 수비에 에워싸였다. 한국의 전반 슈팅 수는 0개였다.  

반면 호주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며 한국의 전진을 막았고, 빠른 역습으로 슈팅 기회도 만들었다. 이번 대표팀 멤버 가운데 14명이나 A매치 경력이 5경기 이하일 정도로 신예들 위주였으나 거침없는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3분 지미 제고의 오른발 슛은 김승규에게 걸렸지만 위협적이었고,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미치 듀크의 헤딩슛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그저 운 좋게 실점을 면했을 뿐이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손흥민을 조금 아래로 내려 활로를 새롭게 찾아나갔다. 손흥민이 중원에서부터 빌드업을 이끌면서 한국의 공격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후반 10분 드리블 돌파 솜씨를 선보였으나 슛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17분 프리킥 찬스에서는 슛이 수비벽 맞고 힘없이 골키퍼 쪽으로 흘렀다.

벤투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후반 21분 황희찬 대신 황의조를 투입했고, 27분에는 김진수, 이재성을 빼고 홍철과 나상호를 넣었다.

선수 교체는 대성공이었다. 황의조가 위치와 관계없이 슈팅 본능을 드러내고 나상호가 스피드로 헤집고 다니자 호주의 전형에 균열이 생겼다. 그 틈을 한국이 파고들었다.

   
▲ 사진=대한축구협


후반 30분, 홍철이 좌측에서 롱패스를 이어받아 드리블해 들어가다 문전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 맞고 살짝 굴절된 공이 호주 골키퍼 쪽으로 향했으나 어느새 쇄도해 들어간 황의조가 바로 앞에서 짤라먹었다. 골키퍼가 손을 쓰기 전 발바닥으로 밀어찬 공이 호주 골문 좌측 모서리로 빨려 들어갔다. 교체 멤버 두 명이 합작해낸 완벽한 골이었다.

이후 손흥민이 호주 수비 3명을 제치고 날린 회심의 왼발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리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리드를 잡은 다음 한국의 플레이는 활기찼고 주도권을 잃지 않은 채 1-0 승리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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