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호주를 꺾었다. 벤투 감독의 용병술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으며 이끌어낸 승리였고, 그 용병술을 성공시킨 것은 바로 조커로 투입된 황의조의 해결사 능력이었다.

한국은 7일 부산 아시아드주 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30분 홍철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골로 연결시켜 얻어낸 승리였다.

벤투 감독의 용병술이 칭찬받는 것은 도움을 올린 홍철이나 결승골을 터뜨린 황의조가 모두 후반 교체투입된 멤버이기 때문이다. 홍철은 투입 후 3분만에 도움을 기록했고, 황의조는 투입 후 9분만에 골을 뽑아냈다.

벤투 감독은 전반 3-5-2 전형으로 스리백을 실험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작이었다. 선수들의 전술적 이해도가 낮은 탓인지, 우리에게 안맞는 전형인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반 슈팅수 0개를 기록한 데서 알 수 있듯 빌드업을 통해 슛까지 만드는 과정이 꽉 막혔다. 수비에서는 좌우 윙백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호주의 빠른 역습이나 롱패스에 공간을 허용하며 위험한 순간을 몇 차례 맞았다.

앞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려면 분명 스리백도 가다듬어둬야 할 전술이다. 다양한 상대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 사진=대한축구협


일단 숙제를 확인한 벤투 감독은 후반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21분 황희찬 대신 황의조를 넣었고, 후반 27분에는 김진수와 이재성을 빼고 홍철, 나상호를 투입했다.

선수 교체로 한국은 활로를 뚫었다. 황의조는 골문만 보이면 슛을 날릴 수 있는 슛돌이였고, 홍철의 좌측 돌파에 이은 왼발 크로스는 정평이 나 있다. 나상호는 체력적으로 지쳐가던 호주 선수들에게는 따라다니기 벅찬 스피드가 있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의 용병술을 완벽하게 완성시킨 것이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이었다. 공교롭게도 홍철이 주특기를 살려 좌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골 냄새를 맡고 문전 쇄도한 황의조가 호주 골키퍼보다 한 발 앞서 볼에 발을 갖다댔다. 어정쩡한 높이의 크로스에 가장 어울리는 '발바닥슛'으로, 찬스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 본능'을 발휘해 만든 통렬한 골이었다.

벤투호는 이날 완벽한 경기를 한 것도 아니고 개선할 과제를 많이 남겼다. 그래도 15년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은 벤투 감독의 유연한 경기 운영과 적절한 선수 교체, 골을 넣으라는 임무를 띠고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터뜨린 황의조의 능력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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