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그룹이 각각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의 자본확충에 관심을 보이면서 ‘기싸움’에 나선 모습이다. 신한금투는 이미 66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사실상 확정지은 상태이고, 하나금투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상증자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증권 계열사 강화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차기 초대형 투자은행(IB) 만들기를 겨냥한 듯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경쟁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한금융의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그룹의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모두 3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일단 신한금투는 연내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만들고 초대형IB 입성을 예정하고 있다. 

하나금투는 작년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약 1조 2000억원의 증자를 진행하면서 3조원 규모로 몸집을 키운 상태다. 올해 증자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점의 문제일 뿐 언젠가 ‘자기자본 4조원’을 목표로 움직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업계의 시선은 자연히 두 회사의 경쟁구도에 쏠리고 있다. 단순 실적면으로만 보자면 신한금투가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금투의 순이익은 708억원으로 하나금투(625억원)보다 다소 높다. 단, 하나금투의 실적 개선세가 상당히 빨리 올해 실적 추이가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특히 IB부문으로 국한한다면 하나금투 쪽의 실적이 더 좋았다. 하나금투의 IB부문 순이익은 556억원으로 신한금투(236억원)보다 높았다. 하나금투가 전체 순이익(625억원)의 대부분을 IB에서 벌어들였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외 자산관리(WM) 부문과 홀세일 부문 등에서는 신한금투의 실적이 더 좋았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모회사 금융지주사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신한금융지주 내 신한금투의 비중은 8%였다. 하나금투의 경우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1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다 비중이 ‘상승세’라는 것도 공통적이다. 결국 두 회사의 경쟁구도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벌이는 경쟁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투와 하나금투의 초대형IB 요건 충족, 단기금융업 인가 등 당분간 모든 이슈가 업계의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신한금투가 유상증자 ‘속도조절’을 한 것처럼 각 단계에 있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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