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은 36년만에 4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이제 관문 하나만 통과하면 되는데, 8강에서 만난 상대가 너무 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9일 새벽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F조 예선을 2위로 통과했고, 16강전에서는 숙적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대표팀의 사기는 높지만, 사실 모든 면에서 세네갈과 비교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세네갈 U-20 대표팀은 신흥 강팀이다. 2015년 뉴질랜드 대회에서 U-20 월드컵 무대에 첫선을 보이며 단숨에 4강까지 올라 돌풍을 일으켰고, 2017년 대회 16강에 이어 이번에도 8강까지 가뿐하게 올라왔다. A조 예선을 2승 1무, 조 1위로 통과했으며 16강전에서는 나이지리아를 2-1로 물리쳤다. 4경기서 3승 1무로 한 경기도 지지 않았고 총 7득점 1실점으로 강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증명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분명 앞선다.

정정용 감독도 세네갈에 대해 "8강에 오른 팀 중 최고 좋은 팀인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의 피지컬도 세네갈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좋다. 키 190㎝가 넘는 선수가 4명, 180㎝대도 4명이나 있다. 장신이면서도 유연한 몸놀림에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4골을 넣은 아마두 사냐(173㎝)는 키는 작지만 드리블과 슈팅력이 돋보인다.

한국은 지난 5일 16강전을 치러 사흘밖에 휴식일이 없었고, 세네갈은 하루 앞선 4일 16강전을 뛰고 나흘 휴식의 여유가 있었다. 한국대표팀은 16강전과 8강전을 위해 각각 350km, 400km를 버스로 7시간, 9시간이나 걸려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다. 짧은 휴식일에 살인적인 이동거리로 한국대표팀은 체력 면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불리한 한국이다. 4강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무실점으로 버티다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전략도 생각해볼 수 있고, 에이스 이강인을 최대한 활용해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러나 한국의 최대 무기는 역시 '원 팀' 정신이다. 정정용 감독도 그렇고 선수들도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이 강해지고 '원 팀'으로 뭉치고 있다고 말한다. 세네갈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자체 미팅에서 "경기에 출전하든 못하든 우리는 하나다"라고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36년 전 한국청소년대표팀이 4강에 오를 때도 불리한 조건, 상대적 열세를 딛고 투지로 신화를 일궈냈다. 2019년 U-20 대표팀 구성원 모두 새로운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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