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하반기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주요 금융지주사들을 포함한 금융기업 총 11곳의 수장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각 회사들의 연임 가능성과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여부에 따라 하반기 금융계의 판도 역시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에 걸쳐 상당수의 금융권 CEO들이 임기 만료를 맞을 예정이다. 우선 가장 먼저 임기가 끝나는 사람은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인터넷전문은행 1호 출범을 앞두고 선임된 그는 초대 행장으로서 상품다변화와 유상증자 등을 시도하며 케이뱅크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들어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연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케이뱅크가 속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대출상품 중단,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하락 등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만약 심 행장이 퇴임하게 될 경우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에 걸쳐 차기 CEO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은행권에서는 허인 국민은행장이 하반기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허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지난 2017년 윤종규 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어 받아 은행을 맡게 된 그는 취임 이후 디지털금융과 기관 영업을 확대하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연초의 ‘총파업’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러 가지 성과를 낸 만큼 허 행장에 대해서는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국민은행장은 모회사 KB금융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선정하고 있다. 이들 이사회가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27일 임기가 종료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다.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연임한 사례는 고 강권석 전 행장(제20~21대) 밖에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행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 끝 무렵인 2016년 12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이 임명한 인사”라고 지적하면서 “여러 맥락을 고려했을 때 연임 가능성은 낮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오는 12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이 행장은 ‘3연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농협은행은 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3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3176억원) 대비 15.3% 증가한 것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연임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장들 이외에도 조용병 신한지주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등도 내년 봄에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금융권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말 선임된 손 회장의 경우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 3월 회장과 은행장 분리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회장의 후임으로 누가 선임될지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BNK금융 회장과 부산은행장, 경남은행장,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3월 말 함께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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