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정욱 기회평등학부모연대 대표, 배보윤 변호사,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여명 서울시의원,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이 다수 실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연간 1300억원이 집행되는 초등 교과서 시장에 소수의 출판사들이 입찰권을 독점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은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초등 국정 교과서에 수록된 위헌적 요소와, 교과서 입찰권에 대한 불미스러운 사안을 짚어냈다.

여 의원은 “얼마 전 한 변호사 단체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의 위헌적 요소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며 “해당 소송을 진행 중인 배보윤 변호사(전 헌법재판소 공보관)를 모시고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배보윤 변호사. /사진=서울시의 제공

발제자로 나선 배보윤 변호사는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서 ‘위헌’에 해당되는 내용에 대해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에 ‘대한민국의 수립’은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으로 기술하고, 북한정권의 수립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기술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는 기술”이라고 비판했다. 

“‘역사적 의미’에 관한 기술에서 상해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전통’ 계승으로 기술해 어법에 맞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 변호사는 “역사적 의미를 ‘독립 정부를 수립했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언급,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민주권의 민주공화국의 수립에 대한 기술이 없다”며 “이는 국민의 주권, 국가의 정통성· 정체성·계속성을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 /진=서울시의회 제공

토론자로 참석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6학년 사회교과서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에 기여한 인물에 대한 설명과 이름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경제발전에 대한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기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박태준, 정주영, 이병철 등 기업인의 실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며 “대신 그러한 발전이 등장한 연도만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과서를 집필한 연구진 15명의 전문성에 대해 “국민들이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유명 연구진 없다”며 “이 연구진이 해당 분야의 전문적 학술활동을 얼마나 많이 한 분들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각각의 역할을 한 집단 간에 어떻게 역할분담이 있었는지 불분명하다”며 “연구한 사람들 15명과 집필한 사람들 21명은 서로 어떻게 협업했는지, 검토한 사람들 14명과 심의한 사람 19명 그리고 감수한 사람 8명은 또 어떻게 협업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배보윤 변호사. /사진=서울시의 제공


여명 의원은 평균 87.3%의 낙찰률로 교과서 출판권을 따낸 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여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세 출판사가 평균 87%의 높은 낙찰가로 입찰된 것은 ‘기술점수평가’ 점수가 반영된 결과”라며 “교육부가 입찰점수 20%에 기술점수평가 80%를 합산해 낙찰업체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점수평가는 입찰 평가 심사위원들의 견해로 결정된다.

여 의원은 “초등 국정교과서를 출판해온 세 출판사는 2016년 말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 중 북한편향 서술로 논란이 된 출판사들”이라며 “비상교육은 대표이사가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정청래와 35년 지기로 대학 졸업 직후 같이 학원사업을 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천재교육 대표 역시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직을 역임하고 있으며 2015년 이희호 여사의 방북길에도 함께 했다”며 “교과서 내용의 이념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교과서 출판 시장부터 높은 공정성과 중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의원은 “낙찰률 85%가 넘는 교과서 발행 업체들이 실제로도 교과서를 발행할 능력이 타 출판사들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지 입찰과정 전면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배보윤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석했고, 김정욱 기회평등학부모연대 대표,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 교수, 여명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