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에인절스)이 11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 시즌 13번째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국내 야구팬들은 류현진 때문에 즐겁기만 하다. 등판했다 하면 상대 타자들은 맥을 못춘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제구력으로 범타나 삼진 퍼레이드를 펼친다. 한 점 내주기도 쉽지 않은 역투를 계속해 류현진 경기를 보면 상쾌하다.

지금까지 12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은 9승 1패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하고 있다. 엄청난 성적이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80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71개를 잡아낸 반면 볼넷은 5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다.

잘 해왔으니 또 잘 던질 것으로 믿는 가운데 인터리그로 열리는 이번 에인절스전은 주목할 만한 관전포인트가 있다.

우선, 두자리 승수 선착이 걸려 있는 일전이다. 현재 류현진 포함 5명의 투수가 9승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이 에인절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하게 된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20승도 너끈히 노려볼 수 있는 류현진이기에 10승은 그저 그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다승 공동 1위였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비롯해 도밍고 헤르만(뉴욕 양키스), 제이크 오도리지(미네소타 트윈스),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내셔널리그뿐 아니라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투수가 피칭에만 전념하는 아메리칸리그 투수들보다 먼저 10승 고지를 밟는 것은 가치를 더한다.

그동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두 시즌인 2013, 2014년에 14승씩 올린 이후 한 번도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한 수술 등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른 적이 거의 없었다. 부상에서 확실히 부활했다는 증표로 10승 선착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5년만의 두자릿수 승리라 갈증도 클 것이다.

무실점 행진을 또 얼마나 이어갈 지도 관심사다. 류현진은 현재 18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2회에 실책이 동반돼 2실점하기 이전 류현진은 32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렸다. 무실점에 제동이 걸린 후 곧바로 다시 '언터처블' 피칭으로 무실점 행진을 재개했다. 도저히 점수를 내주지 않을 것 같은 류현진의 최근 피칭을 무실점 이닝 카운트를 하며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무실점 이닝이 늘어날수록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더 낮아진다.

   
▲ 사진=LA 다저스, LA 에인절스 SNS


일본이 자랑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와 한일 투타 대결도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다. 오타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투타 겸업을 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까지 거머쥠으로써 '역시 야구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 시즌은 합류가 늦어졌다. 아직 피칭은 못하고 타격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과 오타니의 맞대결 기회는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다저스-에인절스전에서 둘의 만남이 성사될 지는 오타니에게 달려 있다. 오타니는 1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3개나 당하는 등 타격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가운데 시즌 타율 2할4푼8리로 썩 좋은 상태는 아니다. 우투좌타인 오타니가 좌완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에 선발 출전할 지는 미지수다. 

만약 오타니가 출전해 타석에서 마운드의 류현진과 마주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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