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통합감독제도’ 도입시 미래에셋과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의 자본 적정성 비율이 '위험수위'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7개 금융그룹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작년 7월에 이은 2차 시뮬레이션으로, 작년 말 기준 기본자본비율(적격자본÷필요자본)에서 중복자본을 빼고 계열사 간 전이위험을 고려해 자본비율을 산출했다.

가장 관심을 끈 수치는 중복자본과 전이위험을 모두 고려한 자본비율이다. 현재 계류 중인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시행된다면 금융그룹은 이 비율이 100%를 넘겨야 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래에셋이 125.3%로 가장 낮았다. 기본자본비율은 282.3%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한 '다단계 출자' 때문에 중복자본이 많이 깎여나간 결과다.

단, 내년 상반기부터 이뤄지는 전이위험 평가에선 실제 필요자본이 이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 측의 설명이었다. '총위험자산' 기준과 '업권별 최소요구자본 합' 기준 가운데 총위험자산 기준으로 1∼5등급 중 3등급을 가정했는데, 기준을 달리하면 실제 필요자본은 약 10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시뮬레이션 결과 삼성은 기본자본비율 329.7%가 중복자본과 전이위험을 고려하면 220.5%로 낮아졌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식만 약 28조원 보유한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위기 시 함께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집중위험’ 변수를 계산에 넣으면 135%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등 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의 자본비율 역시 141.5%로 낮았는데, 이는 기본자본비율(184.9%) 자체가 다른 금융그룹보다 낮은 게 이유로 작용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금융그룹은 213.4%에서 156.9%로, DB손해보험을 중심으로 한 DB금융그룹도 215.8%에서 167.2%로 자본비율이 떨어졌다. 롯데 역시 232.7%에서 168.2%로 자본비율이 낮아졌다.

7개 그룹 중 가장 높은 결과가 나온 곳은 교보였다. 사실상 교보생명이 전부라고 볼 수 있고, 318.4%인 기본자본비율이 규제를 적용해도 210.4%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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