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세 이하 태극전사들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강인의 절묘한 어시스트를 받은 최준이 통렬한 골을 넣어 만든 승리였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발 폭풍을 몰고 결승에 진출, 이날 이탈리아를 역시 1-0으로 꺾은 에콰도르를 만나 대망의 우승을 다투게 됐다. 한국 남자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1983 멕시코 청소년선수권(U-20 월드컵 전신) 4강에 오른 적이 있지만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대회 직전 평가전을 통해 한 번 이겨봤던(1-0 승) 에콰도르를 맞아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강인이 전후 좌우로 종횡무진 움직이며 에콰도르 진영을 흐트러뜨렸다. 이강인이 내주는 패스, 기습적인 슈팅에 에콰도르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이강인은 전반 14분 중원에서 볼을 잡은 뒤 예리한 패스를 찔러넣었고, 18분 역습 상황에서도 재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에콰도르를 위협했다.

전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에콰도르도 반격에 나섰고 22분 포로소의 헤딩슛, 24분 시푸엔테스의 기습적인 중거리슈팅으로 골을 노렸다. 전반 38분에는 캄파나의 슛이 골대를 때려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큰 위기를 넘긴 한국이 이강인의 재치로 그림같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9분 에콰도르 진영 좌측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 수비가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이강인이 기습적으로 전진패스를 찔러넣었다. 최준과의 약속된 플레이었다. 에콰도르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 완벽한 공간을 확보한 최준이 노마크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볼은 대각선 쪽으로 날아가 에콰도르 골문 우측 모서리에 꽂혔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에콰도르의 반격을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정정용 감독은 적절한 시점에 교체 카드도 활용했다. 후반 9분 김세훈 대신 조여욱을 투입해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27분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진 이강인을 빼고 박태준을 넣어 수비를 강화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엄원상도 투입했다.

후반 28분 조영욱의 대포알같은 슛이 에콰도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아쉬움이 있었고, 40분에는 엄원상이 골을 넣었지만 VAR(비디오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노 골 처리됐다.

에콰도르 역시 후반 추가시간 골 상황이 있었지만 VAR 확인 결과 오프사이드란 판정이 나왔다. 종료 직전 에콰도르의 결정적인 슛마저 이광연이 선방하며 한국은 한 골 차 승리로 경기를 끝내고 결승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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