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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기부금 유용해 美 뉴욕행 항공권 산 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 제로페이 이용자 추첨해 뉴욕행 항공권·숙박권 증정
소진공, CJ E&M 기부금 5억원 중 일부로 항공권·숙박권 구매
CJ E&M "제로페이 관련 후원한 적 없고 기부금 용처 모른다"
승인 | 박규빈 기자 | pkb21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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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6-12 16: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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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미국 뉴욕행 항공권과 현지 숙박권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제로페이 홍보 배너/사진=중소벤처기업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뉴욕행 항공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어 '경품민국'을 만드느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그 마저도 중기부가 CJ E&M이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에 출연한 기부금으로 항공권과 숙박권을 산 것으로 알려져 민간기업의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중기부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제로페이 쓰고 뉴욕 가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해 1등에 당첨된 3명에게 뉴욕행 항공권과 숙박권(동반 1인을 포함)을, 2등과 3등을 포함한 530명에게는 온누리 상품권 1800만원 어치를 증정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벤트는 중기부가 처음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4월 중기부는 제로페이 이용자 9명을 추첨해 2박 3일간 일본 여행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연 바 있다.

제로페이가 도입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6월 10일까지의 누적 결제건수와 금액은 각각 약 59만건, 100억3370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자 중기부가 경품 행사를 잇달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조재연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제로페이 결제는 뉴욕에 무료로 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 중기부에 문의한 결과 해외 여행에 필요한 항공권과 숙박권은 CJ E&M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제로페이에 책정된 예산은 총 60억원이지만 자체예산으로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해외 여행을 보내준 바 없다. 케이콘(KCON 2019)을 개최한 CJ가 항공권과 숙박권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4월 일본 여행과 6월 뉴욕행 이벤트에 소요된 정확한 금액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중기부 관계자는 CJ E&M이 5억원을 기부금으로 출연해 중기부 산하 기관인 소진공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CJ E&M이 소진공에 5억원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나, 소진공이 이 돈으로 항공권과 숙박권을 산 것이니 CJ E&M이 항공권과 숙박권을 지원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둘러댔다.

기자가 "5억원의 출처가 CJ E&M이고, 그 기부금으로 항공권과 숙박권을 산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그는 주저하며 그제서야 "맞다"고 인정했다.

이에 CJ E&M 홍보실 관계자는 "소진공에 5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한 건 사실이고, 어려운 사정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함이었다"며 "기부금의 용처는 전혀 모르고, 제로페이와 관련해 티켓을 뿌린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민간기업의 기부금 출연 취지를 훼손하고 혈세를 동원해 관제 스타트업인 제로페이를 밀어부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제로페이를 아무도 안 쓰니 중기부가 프로모션 차원에서 해외여행을 기획한 모양인데, 기획한 쪽의 예산을 쓰지 않고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민간 기업이 내놓은 기부금을 항공권·숙박권을 사는데 전용하는 건 기부금 유용"이라며 "액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의도가 불순한 월권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것은 소상공인들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평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제로페이 경품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인기영합주의에 함몰됐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정부가 총선을 1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실장은 "기업이 이벤트성으로 할 법한 것을 정부가 혈세를 들여 집행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며 "이런 실험성 사업을 그만두고 장기적인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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