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중소 생수업체 마메든샘물과 피해보상 협상부터 해라”

하이트진로음료가 중소 생수업체와 계약한 대리점과의 계약 파기를 유도하는 등 ‘불공정 영업’을 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과 함께 지난달 7일 법원의 판결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해당 생수업체와 참여연대 측은 하이트진로음료의 부당한 사업 방해 행위에 대한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공정위와 고등법원 판결 “인정 못 해”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는 중소 생수업체인 ‘마메든샘물’ 소속 대리점을 부당하게 영입해 사업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 하이트진로음료의 생수 브랜드 '석수'/하이트진로음료 제공

하이트진로음료가 마메든샘물과 계약관계에 있던 대리점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을 약정하고 총 11개 중 9개 대리점을 영입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판단이었다.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이에 불복하고 서울고등법원에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 역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7일 서울고등법원은 “하이트진로음료가 마메든샘물과 거래하던 대리점들에게 수차례 접촉해 자신과 거래하도록 회유하고 그 과정에서 물품의 무상제공, 무이자 현금 대여 등을 약정한 것 등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부당한 사업활동방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는 고등법원의 판결 역시 인정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업체 측 관계자는 “이번 고등법원 판결 내용을 보면 당사가 제시한 증거들이 전혀 인용되지 않았다”며 “강제적으로 대리점을 영입했거나 지원 조건 등을 사전에 작당했다는 주장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고등법원 행정소송 패소에 대해 항고를 준비 중”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 참여연대 “하이트진로음료, 동반성장 무시…피해보상 협상 이뤄져야”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마메든샘물과 참여연대 측이 주장하고 있는 ‘피해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소송과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최근 당사에 피해업체와의 손해배상 협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하이트진로음료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은 행정소송과 ‘피해보상’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관계자는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대기업이 한 중소업체를 파산지경까지 만들었다”며 “공정위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즉각 손해배상에 나서 이 문제를 봉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음료 측이 항소를 하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보상 문제는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다뤄져야 한다”면서 “아직 공정위와의 행정 소송에 관해 대법원 판결이 난 것이 아니기에 판결이 끝난 후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