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결승행 쾌거를 이룬 동생들의 기(氣)를 여자대표팀이 이어받는다. 여자 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오늘(12일) 밤 16강 진출 희망이 걸린 나이지리아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12일 밤 10시(한국시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019 FIFA(국제축구연맹) 프랑스 여자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A조에는 한국, 나이지리아, 프랑스, 노르웨이가 속해 있다. FIFA 랭킹 14위인 한국은 프랑스(4위), 노르웨이(12위)보다 순위가 낮고 나이지리아(38위)에만 순위가 앞서 있다. 즉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해볼 만하고,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상대가 나이지리아다.

   
▲ 프랑스와 개막전 당시 한국여자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1차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0-4로 대패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노르웨이에 0-3으로 졌다. 한국-나이지리아 경기에서 지는 팀은 2패를 안아 사실상 16강 진출이 물건너 간다.

여자대표팀이 운명의 일전을 펼치는 이날 새벽, 폴란드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이 4강전에서 남미 강호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사상 최초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남자축구의 경우 한국이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 U-20 월드컵이 처음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루고,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U-20 월드컵 전신)에서 4강에 오른 것이 이전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여자축구는 이미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결승에 올라 일본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오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출격하는 여자대표팀에는 여민지, 이금림, 장슬기 등 9년 전 우승 멤버들도 포함돼 있다.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또 U-20 남자대표팀의 결승 진출 기세를 이어받아 화끈한 승리 소식을 전해주기를 국내 축구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여자축구 한국-나이지리아 맞대결은 2010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한 차례 있었다. 당시 대접전 끝에 전후반을 4-4로 비겼고, 연장전에서 두 골을 넣은 한국이 한 골에 그친 나이지리아를 6-5로 꺾었다. 여민지가 연장전 한 골 포함 4골이나 폭발시켜 기억에 남아 있는 경기다. 

FIFA 랭킹에서 한국이 나이지리아보다 높긴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양 팀 대표팀의 전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이나 나이지리아나 실수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더 뛰어다니는 팀이 승리 확률을 높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런 가운데 U-20 대표팀 남동생들이 전한 쾌거는 여자대표팀 누나들이 새롭게 결의를 다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덕여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 16강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다"라며 "선수단 모두 최선의 준비와 노력으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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