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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리콜 요건 명확화로 실효성 제고·소비자 불안 해소해야"
"자발적 리콜 불이행은 처벌, 강제 리콜 거부는 방관"
김상훈 의원, 자동차리콜 법·제도 개선 토론회서 "법 뜯어고쳐야"
승인 | 김태우 기자 | ghost0149@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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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6-12 15: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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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불명확한 리콜 요건에, 자발적 리콜을 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규정까지 더해져 자동차 업체가 '이유도 모른 채' 리콜하는 경우가 발생, 소비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정부가 문제점을 확인해 강제 리콜을 명령할 경우에는 이를 거부해도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법의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자동차리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홍익대 법학과 류병운 교수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자동차관리법 제31조 리콜 요건이 불명확한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이행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입법과정상 실수로 의심되는 동시에 법체계 정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류 교수는 "현행법상 리콜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제작사, 소비자, 관련부처간 리콜 필요성 판단에 있어 심각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사는 처벌규정에 대한 부담으로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콜을 시행할 수도 있으며, 정부는 결함차량에 대한 피해구제를 전적으로 제작사에게 의존할 경우 리콜 조치를 소극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정확한 결함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조치됐는지 알지 못한 채 장기간 위험에 방치될 수 있다고 류 교수는 지적했다. 

류 교수는 현행 리콜처벌 규정에 대해서도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현행법상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처벌 규정이 있는 반면, 정부가 내린 강제적 리콜에 대해서는 제작사가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규정이 없다"면서 "이는 법체계의 정합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자동차관리법의 개정 과정에서의 오류로 이 같은 벌칙 조항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2011년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제78조 제1호에서 '자동차 제작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의 리콜 명령에 위반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개정 과정에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조항이 변경됐다.  

류 교수는 이같은 중요 개정사항에 대해 아무런 국회 논의기록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입법과정상 실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현재의 자동차관리법은 불명확한 리콜요건을 근거로 형사처벌을 적용하고 있으며 자발적 리콜에 대한 처벌규정도 입법과정상 실수로 체계정당성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미국 등 해외사례와 같이 리콜관련 위법사항을 과징금 부과로 통일하고 형사처벌은 정부의 시정명령 위반 시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같은 위헌적 법이 탄생한 배경에는 처벌을 우선하는 국내 법·제도 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포퓰리즘적 입법을 지양하고 근본적으로 소비자의 안전을 강화시킬 수 있는 리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의 주제 발표 이후 김윤제 성균관대 교수를 좌장으로 오길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장,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박수헌 숙명여대 교수, 박상훈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 김을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리콜제도 개선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법무법인 화우' 박상훈 대표변호사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자발적 리콜에 대한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모호한 리콜 요건에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는 현 규정으로는 제작사의 리콜 의무 해태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없고,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발적 리콜을 처벌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국회 속기록이나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 등에도 위와 같은 개정의 이유나 필요성에 관해 아무런 기재가 없었다"며 "입법 과오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수헌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자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자세와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및 리콜관련 법 규정의 완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리콜 판단에 대한 제재는 민사금전벌로 규정하고 형벌의 부과는 중상해 관련 결함에 대해 정부에 보고의무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현재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의 요건과 '결함 사실을 안 날부터 지체 없이'의 요건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리콜을 해야 한다고 제기해도, 제작사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발뺌하면 그만이고, 무엇이 결함이고, 결함을 언제부터 안 날인지가 불명확하여 국민 불안과 우려를 키웠다"며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지금과 같이 추상적이고 모호할 게 아니라 개별사안에 명확하게 적용해 제작사가 리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이를 구체화해 리콜 관련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대표는 특히 국토교통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문했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리콜 시정명령은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에 비하여 대단히 소극적임을 지적하며 작년 BMW 화재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토부의 권한 및 기능을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을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역시 리콜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자동차 결함에 대한 신속한 리콜을 통해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국가기관에 의한 결함조사 및 판단, 시정명령 활성화 등 정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는 일정기간 이상 모니터링 사안에 대해 제작사는 신고의무를 갖고 정부는 이에 따라 종합적인 리콜여부를 판단·권고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작사의 늑장 리콜시비 및 정부의 늑장대처 논란을 줄여주고 신속한 결함조사를 가능하게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국가간 리콜 관련 정보가 공유되는 현 상황에서 국내 리콜 사안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리콜 관련 규정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견해를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상훈 의원은 "현행 자동차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리콜제도가 마련되도록 관련 전문가들의 고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입법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리콜 제도의 모순을 개선하기 위한 자동차관리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해석상의 모호함을 제거하고, 자동차제작자등이나 부품제작자등의 요청에 의한 국토교통부장관의 결함판정제도를 신설함으로써 자동차 및 부품 결함을 신속하게 시정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정부의 늑장대응 논란을 해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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