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 희망이 거의 사라졌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2일 밤(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그르노블의 스타드 데잘프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6강 진출이 절망적인 상황이 됐다. 1차전에서 프랑스에 0-4로 완패한 데 이어 나이지리아에게도 두 골 차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남은 노르웨이와 3차전(18일)에서 이기더라도 승점 3점에 그치는데다 많은 실점으로 골득실에서도 불리해 조 3위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FIFA 랭킹이 한국 14위, 나이지리아 38위다. A조에서 그나마 약체로 꼽힌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는 무조건 승점 3점을 얻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었다. 

윤덕여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정설빈(현대제철)이 원톱에 서고 2선에는 이금민(경주한수원), 지소연(첼시), 이민아(고베아이낙), 강채림(현대제철)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조소현(웨스트햄)이 맡고 포백 수비는 장슬기, 김도연(이상 현대제철), 황보람(화천KSPO), 김혜리(현대제철)로 꾸렸다. 골문은 김민정(현대제철)이 지켰다.

한국은 전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정설빈, 이민아가 좋은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쪽으로 향하거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일방적으로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뜻밖의 상황이 나오며 먼저 실점했다. 자책골이었다. 전반 28분 나이지리아의 롱 패스를 김도연이 걷어낸다는 것이 빗맞으며 한국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0-1로 뒤진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정설빈 대신 여민지(수원도시공사), 이민아 대신 문미라(수원도시공사)를 교체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지소연의 패스, 문미라의 좌측 돌파, 여민지의 중앙 침투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후반도 경기를 지배한 쪽은 한국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하지만 빨리 만회골을 넣어야 한다는 조급함 탓인지 슈팅의 정확성이 떨어졌고, 잘 때린 유효슈팅은 나이지리아 골키퍼 엔나도지의 잇따른 선방에 걸렸다. 후반 14분에는 문미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튀어나오자 이금민이 쇄도하며 재차 슛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는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다.

나이지리아는 수비를 두텁게 하며 버티다 빠른 역습으로 나섰는데, 여기에 한국이 당하고 말았다. 후반 29분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역습에서 한 번의 롱패스를 거쳐 쇄도해 들어가던 오쇼알라에게 볼이 연결됐다. 오쇼알라는 수비수 한 명과 골키퍼 김민정까지 제치고 한국 골문 안으로 볼을 밀어넣었다.

0-2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한국은 어떻게든 만회하기 위해 조소현, 여민지, 문미라 등이 계속 나이지리아 골문을 두들겼으나 끝내 한 골도 넣지 못하고 그대로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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