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상반기 실적은 코스피 기업 상장을 모두 주관한 NH투자증권의 ‘독주’ 체제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중형 증권사인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선전도 돋보이지만 하반기에도 IPO 시장의 위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IPO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총 4379억 8000만원(5건)의 상장 주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유일한 코스피 신규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를 포함해 드림텍의 상장을 모두 주관했다. 글로벌 게임 기업 SNK, 컴퍼니케, 카스텔바쟉 등의 코스닥 상장에도 관여하면서 단연 돋보이는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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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올해 실적은 작년 주관 실적 2321억 4400만원을 이미 뛰어넘은 것이다. 작년에는 올해 2분기까지 실적의 절반 수준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업계 순위에서도 5위로 부진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뚜렷한 상승세를 회복하면서 업계 ‘원톱’ 수준의 실적을 달성 중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는 NH투자증권의 선두가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가치가 1조원에 육박해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매트리스 회사 지누스의 상장 역시 NH투자증권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할 경우 IPO 시장 ‘최대어’가 될 것이 확실시 되는 SK바이오팜의 상장도 NH투자증권이 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형 증권사인 대신증권이 2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주관 건수는 2건밖에 되지 않지만 공모 실적은 1818억원에 달한다. 이는 공모 규모만 1728억원에 달해 '코스닥 최대어'로 손꼽힌 에코프로비엠의 상장을 주관한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을 모두 따돌리며 IPO 실적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천보(1000억원)과 웹케시(252억2000만원), 마이크로디지탈(161억원) 등 3곳의 상장을 주관해 총 1413억 2000만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대신과 하나의 약진으로 통상 ‘NH·미래에셋·한투’로 굳어졌던 IPO시장 3강 체제는 2년 연속 깨질 확률이 높아졌다.

4위는 키움증권으로 올해 코스닥에 이전 상장한 지노믹트리의 상장을 맡았다. 실적은 1건 밖에 되지 않지만 공모규모가 1080억원에 달해 ‘효율적’인 성적을 냈다. 작년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대우는 813억 9000만원(2건)의 실적을 기록해 현재 5위에 머무르고 있다. 다음은 삼성증권이 2건을 실적으로 804억 6700만원의 공모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IPO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터라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기는 ‘대어’가 실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바이오업종에 대한 상장요건을 추가 완화할 수도 있는 움직임이 감지돼 그나마 희망은 살아있다”면서도 “보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활발하게 상장되는 환경이 유지돼야 증권사들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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