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강인(18·발렌시아)이 U-20 월드컵을 지배하며 '골든볼'까지 수상하자 그가 뛰고 있는 스페인 현지도 들썩였다. 언론 매체들은 칭찬하기에 바빴고, 발렌시아 팬들은 이강인을 제발 1군 경기에 좀 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새벽(한국)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가 한국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경기 시작 직후 이강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잡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 후 시상식에서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골 4도움으로 대회 내내 좋은 활약을 했을 뿐 아니라 기량 자체가 클래스가 달랐다. FIFA도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우승팀 우크라이나가 아닌 준우승팀 한국의 이강인에게 골든볼을 안긴 것이다. 만 18세에 U-20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2005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이후 14년만에 이강인이 처음이다.

   
▲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이 '골든글러브'를 받은 우크라이나 골키퍼 루닌과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회가 끝난 직후 스페인 언론들은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유망주로 꼽히는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서 얼마나 눈부신 활약을 했는지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발렌시아 지역 매체 엘데스마르케는 '이강인은 그의 나이대에서 세계 최고 선수'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싣고 이강인의 활약상과 골든볼 수상 소식을 발빠르게 전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이 발렌시아 소속 선수로는 역대 3번째 골든볼 수상자라는 점을 전했다. 이전에는 니코 올리베이라(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 세이두 케이타(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가 발렌시아 선수로서 골든볼을 수상한 바 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구단 역사에 남을 선수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다른 매체 데포르테발렌시아노 역시 한국의 준우승 및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이강인은 엘리트 레벨에서 뛸 준비를 마쳤다. 이강인이 보여준 경기력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는 팀에 매우 중요한 선수라는 걸 입증했다"고 이강인을 칭찬했다. 아울러 "발렌시아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강인의 1군 출전을 결정해야 한다.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의 1군 내 역할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이강인을 1군 경기에 쓸 것을 종용했다. 

스페인 유력 스포츠 전문지 마르카는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팀에 복귀할 때 다른 클럽들의 영입 제안을 판단해야 한다. (이적시키지 않으려면)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을 1군 경기에 뛰도록 하든가"라고 마르셀리노 감독을 압박하기도 했다.

발렌시아 팬들의 뜻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렌시아 구단이 공식 SNS를 통해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 소식을 전하자 팬들의 축하가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상당수 댓글에서 "이강인을 1군에서 써라" "이강인보다 못한 선수들이 발렌시아 1군에 많다"며 이강인을 다음 시즌에는 1군 경기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준우승 메달을 건 이강인 등 한국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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