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11곳, 중소형 보다 중대형 전세가 증가폭 더 커

전세난으로 연일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중소형 아파트에 이어 중대형 아파트까지 전세가가 크게 올라 중소형과 중대형 전세가 격차가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1주차 시세 기준, 서울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3.3㎡당 전세가는 938만원,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3.3㎡당 전세가는 1040만원으로 102만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85만원보다 17만원이 더 늘어난 수치다.

중소형과 중대형 전세가 격차가 가장 컸던 2006년 당시 3.3㎡당 전세가는 중소형 505만원, 중대형 659만원으로 3.3㎡당 차이가 154만원에 달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7년 간 중소형 전세가는 3.3㎡당 331만원, 중대형은 262만원 올라 중소형 상승폭이 중대형보다 더 컸다.

그러나 올해에는 중소형 전세가는 작년 대비 3.3㎡당 102만원, 중대형은 119만원이 상승해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중대형 상승폭이 중소형보다 커졌다.

이는 그동안 높은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는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 상승이 높지 않아 중소형과 중대형 전세가 가격 차이가 감소하면서 중대형 아파트 계약에 대한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대비 3.3㎡당 중소형보다 중대형 전세가 상승폭이 더 컸던 지역은 강남구, 강동구, 강북구, 관악구, 금천구, 노원구, 서대문구, 양천구, 영등포구, 은평구, 종로구 총 11곳이었다.

종로구의 경우 3.3㎡당 중소형 전세가는 100만원, 중대형은 140만원이 올라 중소형보다 중대형이 40만원 더 상승했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 오피스 등 사무실이 집중돼 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여건이 좋아 세입자 유입이 많은 반면 아파트 가구수가 적어 중소형에 이어 중대형까지 전세가가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으로 전세수요가 많은 영등포구도 3.3㎡당 중소형 전세가가 78만원, 중대형은 110만원으로 중대형이 32만원 더 올랐고, 양천구는 중대형 면적이 많은 신시가지 단지 전세가가 오르면서 3.3㎡당 중소형 전세가가 98만원, 중대형은 126만원으로 중대형이 27만원 더 올랐다.

대형·고가 아파트가 집중된 강남구도 타워팰리스, 역삼아이파크 등에서 전세가가 오르면서 3.3㎡당 중소형 전세가가 140만원, 중대형은 158만원으로 중대형이 18만원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몇 년째 이어진 전세난으로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 부담이 높아진데다 전세물건 품귀로 계약이 어려운 상태가 이어지자 중대형 아파트로 이동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어 이 같은 격차는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