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둔화와 인건비 부담에 '셀프계산대' 확대는 필수불가결...지금 당장 일자리를 위한 반대는 근시안적 사고
   
▲ 지난 13일 마트산업노조가 서울 도봉구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이마트는 무인계산대 확대를 중단하고 일반계산대를 정상운영하라"고 촉구했다./사진=마트산업노조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어릴 적 시내버스를 타면 '버스 안내양'이라는 이름의 승차보조원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더라도 항상 승차보조원이 있어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요금함이 생기고 교통카드 등이 도입되면서 버스 안내양이라는 직업은 사라져 갔다. 

과거 전화도 교환원이 연결해주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휴대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됐다. 새벽에 항상 보이던 신문 배달원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하이패스로 대체되면서 무인 톨게이트로 변모하고 있고, 주차장도 CCTV와 결제 시스템 발달로 무인 주차장이 확대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마트 노조가 셀프계산대(무인계산대) 설치를 반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셀프계산대가 확대되면 계산원의 일자리가 장기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트산업노조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이마트는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고 일반계산대를 정상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46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9%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저임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며 인건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더욱 변화무쌍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게 매우 어렵게 됐다. 

이처럼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고 일반계산대를 정상운영하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지도 않는데 비싼 인건비를 지급하며 계산원을 두는 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인가.

기업의 실적이 둔화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 실적 개선을 꾀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런 '정상적 경영 활동'을 반대하는 노조의 태도를 이해하기 힘들다. 

셀프계산대가 늘어나면 계산원들의 일자리는 줄어들지 몰라도 셀프계산대를 개발한 회사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셀프계산대 주변으로 CCTV는 더욱 늘어나 보안회사의 매출은 늘어날 것이다. 

노조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유연한 직업군을 창출하지는 못하더라도 막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수많은 직업군이 생겨났다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이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지금 당장 자신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무조건 반대하는 건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본다. 그런 걸 반대할 시간에 새롭게 떠오를 직업군 찾아 나서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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