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정정용 한국 20세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폴란드가 아닌 서울에서, 우승도 아닌 준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뒤늦게 받은 헹가래지만 의미가 있었다. '원 팀'의 위대함을 보여준 U-20 대표팀의 멋진 피날레였다.

'2019 FIFA(국제축구연맹)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17일 오전 귀국한 대표팀은 이날 정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일구고 돌아온 대표팀을 시민들과 함께 따뜻하게 맞이하고 축하해주는 자리였다.

선수들은 환영식 도중 정정용 감독을 깜짝 헹가래치며 오늘의 영광을 있게 해준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물론, 한국이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꺾고 우승을 해 폴란드 현지에서 헹가래를 했으면 더욱 폼나고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져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면서 선수들은 감독을 헹가래치지 못했고, 정정용 감독은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뒤늦은 헹가래였지만, 준우승을 축하했지만, 감동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주장 황태현이 제의를 하고 모든 선수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이뤄진 헹가래였다. 모양새는 좀 빠졌지만 선수들의 진심을 담은 헹가래를 받은 정정용 감독은 하늘로 솟구치는 기분을 만끽했을 것이다.

함께 훈련하고, 함께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함께 결승까지 달려 준우승을 하며 '원 팀'의 가치를 가슴속에 각인한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 뜻깊은 헹가래로 피날레를 장식했지만 이번 대표팀의 인연은 이걸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정정용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준우승을 했다"며 다소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지만 "3년 뒤에는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들이다. 모두가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번 U-20 월드컵 대표팀 멤버들은 3년 후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면 U-23 대표팀의 주축이 돼 있을 것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누가 대표로 나가든, 누가 감독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든, 현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헹가래까지 마치고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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