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질 처분가능소득, 2년 전 대비 1.9% 축소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 13개월 연속 감소…17만명↓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공공부문에서 1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민간부문에서 150개가 없어지고, 33명의 실업자가 발생한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1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경제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공공 일자리가 민간 일자리에 매우 대체적이고 공공임금 및 근로조건이 민간 대비 좋은 국가일수록 이같은 구축(驅逐)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세금으로 노인들에게 놀이터 학교 지킴이와 노인 돌보기 등의 일을 일일 2~3시간씩 하고 월 30만원 가량을 받는 파트타임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 60세 이상 취업자가 2년간 59만4000명 늘어났다"며 "청년들에게 한두달짜리 강의실 전등 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전통시장 지킴이 같은 '억지' 일자리를 제공, 20대 취업자가 8000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는 37만명 감소했으며,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 기준으로는 16만9000명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이 저하됐다"면서 "올 1분기 실질처분가능소득도 2년 전에 비해 1.9% 축소됐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일자리·소득분배 등 모든 면에서 명백한 실패"라고 질타했다.

   
▲ 지니계수 추이(처분가능소득 기준)/자료=통계청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이전의 그 어느 때보다 돈을 더 많이 쓰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 8년 후에도 우리의 실업률은 이 정부가 출범할 당시와 똑같은 수준일 것이지만 거대한 부채가 함께할 것'이라는 헨리 모겐소 재무부장관(루즈벨트 행정부)의 고백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김 소장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만나가 아닌 이상 경제에 외생적인 것은 없다"며 "정부지출 증가는 민간에서 투자조정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써버리는 것으로, 추가경정예산과 같은 재정지출이 단기적으로 정부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민간의 일자리를 구축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 불경기에 손 놓고 구경하라는 것이냐'는 비판에 대해 "민간기업가들이 과오투자에 대한 가격 책정 및 재활용에 있어 관료들보다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도울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등을 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케인지언의 적자재정정책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귀착되며, 케인즈주의는 1970년대 발생한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아 퇴조한 바 있다"면서 "재량적 재정정책은 기업가정신을 저해할 뿐 아니라 도덕적 해이와 자기 책임 실종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고 꼬집었다.

   
▲ 1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박종운 박종운과자유시민TV 대표,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미디어펜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국내에서 '포스트케인주의'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본 것은 1933년에 폴란드 경제학자 마이클 칼레스키가 '경기변동론'을 통해 주장한 것"이라며 "케인즈는 경기가 너무 어려우면 정부가 '마중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파했다"고 말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돈을 풀어도 괜찮다는것은 역사적으로 볼때 맞지 않다"면서 물가상승률 300만%를 찍었던 짐바브웨와 2차대전 이후 1해팽괴 짜리 지폐를 발행한 헝가리를 비롯한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이번 정부 키포인트는 '정부가 돈을 많이 쓰자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발전하면 이 세상에 가난한 국가가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가난한 국가와 부유한 국가가 존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돈 뿌리면 경제 살아나? : 케인즈에 대한 어설픈 이해가 국가경제 망쳐'라는 주제로 개최됐으며, 박종운 박종운과자유시민TV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국가부채를 늘리는 방법으로 화폐를 추가 발행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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