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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정위 신고' 언플하는 기업들
위메프-LG생활건강 데이터나 구체성 없이 쿠팡 신고했다고 '언론플레이'...조사에 앞선 여론전 정당한가
승인 | 김영진 차장 | yjkim@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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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6-20 15: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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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온라인쇼핑 매출 1위 기업 쿠팡의 위세가 높아지긴 했나 보다. 경쟁사뿐 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쿠팡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쿠팡에 대해 소위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있다. 신고로만 끝나지 않고 '참고자료'까지 착실히 준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배달앱시장 1위 배달의민족은 "쿠팡이 음식 배달 시장에 진출해 영업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영업 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하고 경찰에게도 수사를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이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충실히' 알렸다. 

그 뒤 '쿠팡 저격수'로 알려진 위메프도 쿠팡을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고 알렸다. 처음에는 몇몇 언론에만 보도됐지만, 위메프 측은 '참고자료'까지 꼼꼼히 준비했다. 

위메프의 '참고자료'를 보면 위메프의 협력업체인 A사가 쿠팡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쿠팡이 A사에게 로켓배송 납품가보다 경쟁사(위메프 등) 판매가격이 더 낮으면 쿠팡에서 임의로 A사 상품 판매가를 경쟁사 가격으로 낮추고 판매를 지속했고 이에 따른 손실은 A사가 부담하도록 전가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A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상대적으로 매출비중이 적은 위메프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는 내용이다. 하지만 위메프 측은 A사가 어디인지 밝히지도 않았고 한쪽의 주장만을 들었을 뿐이다. 정황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위메프는 마치 쿠팡이 갑질을 하고 정말 큰 잘못을 한 것 마냥 '언론플레이'를 했다. 위메프는 정말 쿠팡을 신고할 필요성이 있다면, 공정위에 신고하면 끝이다. 굳이 '참고자료'까지 배포해 '언론플레이'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조사는 공정위가 하는 것이다. 여론전까지 펼칠 이유는 없다. 쿠팡 측은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라는 것이 일관된 해명이다. 

LG생활건강 이슈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구매가 완료된 상품을 부당하게 반품하고, 다른 거래처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타 기업과의 계약 내용을 요구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LG생활건강과 쿠팡 중 누가 갑이고 을일까. LG생활건강은 쿠팡에 대해 "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주문을 취소하고 거래를 종결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에서 쿠팡의 비중은 어느 정도길래 '우월적 지위'라고 표현한 것일까. 쿠팡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쿠팡에게 세제와 주방용품 등 생필품 제품군만 공급한다.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주요 상품군인 화장품은 쿠팡이 수차례 판매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쿠팡에서 판매하는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다. 쿠팡이 진정 갑질을 하려면 LG생활건강 매출 가운데 상당부분 차지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LG생활건강은 쿠팡과의 거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LG생활건강 측은 쿠팡이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청한 거래처도, 그리고 이 부당한 요청에 대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공정위에 신고하면 된다. 그 이후의 절차는 공정위에서 조사해서 진위를 가리면 될 일이다. 그런데 공정위 조사도 이뤄지기 전에 아무런 데이터나 구체성 없이 '정황'만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행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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