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 1분기에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채권가격 급등세(채권금리 급락세)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웃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보다 훨씬 규모가 큰 200조원 수준의 채권 보유액이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과 맞물려 막대한 채권평가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금리가 약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채권의 금리가 떨어졌다는 말은 채권의 ‘가격’은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이득을 보게 됐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증권회사들이 보유한 전체 채권 규모는 무려 203조 5141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말 195조 1000억원과 빅했을 때 4.3% 증가한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증권사의 채권 보유 규모는 최근으로 올수록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지난 2017년 183조원 규모였던 채권보유액은 작년 190조원을 돌파하더니 올해 결국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 투자 여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등을 통해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자금 규모를 키웠고, 이렇게 조달된 자금의 상당액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액은 주식과 비교했을 때에도 규모가 훨씬 크다. 지난 1분기 증권업계 주식 보유액은 22조 7960억원으로 채권의 10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정작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시장에 훨씬 더 민감한 영향을 받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올해 들어 가속화된 채권시장의 강세는 금리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들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까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금리가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 

결국 채권금리는 약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2일 1.469%로 2016년 11월10일 1.465%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작년 말 1.8%대에서 하락세를 타고 있어 증권사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증권업계는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수익’을 거두며 선방을 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에는 채권가격 급등에 힘입어 2분기에도 상당히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증권사들이 채권평가이익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ELS 조기상환 증가 등 추가적인 호재에 따라서 각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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