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홀딩스 "제지 사업에 그룹 역량 집중하겠다"
태림포장·전주페이퍼 인수 추진… "1조 이상은 무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솔홀딩스가 한솔오크밸리를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고 제지업체 인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한솔홀딩스에 따르면 골프장·스키장·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한솔오크밸리가 지난 21일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49%와 경영권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넘겼다. 총 매각 대금은 580억원이다.

한솔개발의 지분 91.43%를 보유했던 한솔홀딩스는 44.53%를 보유하게 돼 2대 주주로 남는다.

오크밸리 매각 배경에 대해 한솔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레저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옳은지에 대해 내부 검토 끝에 전문적으로 레저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에 넘기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주력인 제지를 담당하는 한솔제지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절차를 끝낸 한솔홀딩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수년간 한솔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발목을 잡아 처치곤란했던 레저사업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한솔개발은 2017년 669억원, 지난해 8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원권 반환금도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중구 을지로 한솔그룹 본사/사진=한솔그룹


업계는 한솔홀딩스가 그룹 주력인 제지분야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솔제지는 골판지 전문제조업체인 '태림포장'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이며, 전주페이퍼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국내 제지업계 1위 기업으로서 성장성이 가장 높은 골판지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때문에 최근 M&A 매물로 거론되는 두 회사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무 여력 상 1조원 규모의 투자는 어려우며,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의) 가격도 적정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림포장 인수 건에 대해서는 "예비입찰을 한 상태지만, 시장적정가격보다 높을 경우 무리하게 인수전에 참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전주페이퍼는 신문업계가 위축되며 동시에 주저앉은 모습인데, 신문용지 제조 공장의 설비를 골판지 제조 공장으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가 있는 해외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역시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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