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원 규모 한남3구역… '개별홍보 금지'
한남3구역 일대 평당 1억원 호가, 매물 잠금 현상
"시공사 간 눈치전 여전…3개 시공사 수주의지 적극"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주택가 골목/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한남3구역은 입지와 교통, 인프라 시설까지 그야말로 '알짜배기' 땅으로 꼽히죠.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에 목을 매는 것도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한남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시공사들이)정부 눈치도 보이고, 조합에서도 시공사 선정 절차 관련 개별홍보를 금지한 상태로, 한창 과열됐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상태입니다."(K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3구역)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자들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올 상반기 극에 달했던 수주전 분위기가 잠잠해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총 면적 111만205㎡에 달하는 한남뉴타운은 서울 강북 지역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한남3구역(38만5687㎡)은 예상 시공비로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사업지는 지난 3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재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올 하반기 중으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건설사 간 수주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남3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195개동, 총 5816가구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 한남3구역에 밀집돼 있는 주택들/사진=미디어펜.

지난 20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3구역)은 입구에서부터 언덕 골목을 사이에 두고 계단형으로 줄지어있는 주택들을 볼 수 있었다. 외관으로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한남3구역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몸값이 이미 1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

현재 매물을 보기는 드물다.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물 잠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로 현금을 8~10억원 가까이 가지고 있지 않으면 사실상 매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용산구 보광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는 대략 10억원 가까이 현금이 있어야 거래할 수 있는데, 대지지분이 적은 매물은 이미 소진됐다"며 "대부분 강남이나 한남동에 사는 현금부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사놓은 상황이라 추가로 나올 매물도 없는 상황이며 소형 주택은 매물이 거의 안 나오고 대지지분이 높은 주택은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남 3구역은 주택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다세대·연립의 경우 평당 1억원의 호가를 달성했다. 지난 4월 전용면적 25.2㎡(1층)가 7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3월 전용면적 26.01㎡(지하 1층)는 8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집값이 오를 때는 평당 2억원까지 거래될 정도였다.

   
▲ 한남3구역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현수막./사진=미디어펜.

한남 3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연초부터 수주를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물밑 작업도 치열했다.

현재 한남3구역에 수주 의지를 보인 곳은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8곳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홍보관을 마련하거나 홍보책자를 돌리고, 사업시행 인가 직후엔 조합원 거주지에 방문하는 등 수주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뉴타운사업은 3구역을 시작으로 2, 4, 5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이어지는 만큼 3구역을 수주할 경우 향후 펼쳐질 수주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지 수주에 성공하는 건설사는 향후 한남뉴타운뿐만 아니라, 압구정, 강남권 수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며 "입찰이 시작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수주 물밑 경쟁 상황이 예전보다는 잠잠해졌다는 것이 지역 일대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용산구 보광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전부터 시공사 개별 홍보요원들이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하면서 계속 홍보를 해왔다"며 "여전히 시공사 간에 눈치전은 계속되고는 있지만, 최근 조합에서 건설사들 개별홍보 금지를 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한남3구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건설사 관계자들이 조합원 집을 방문하는 등 개별 홍보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행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의하면 조합원 방문, 홍보 책자 배부 등 개별 홍보는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 건설사들이 본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지만, 업계에서는 수주전 3파전 구도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만에 재개발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단독입찰로 최고의 시공사를 원하는 분위기이다"며 "다수의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3개의 건설사가 수주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어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주 3파전이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3구역의 지분 쪼개기로 사업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분 쪼개기란 재개발이나 뉴타운지구 예정지역에서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신축하거나 여러 가구로 분할한 경우 입주권을 받는 것이다. 지분쪼개기를 했을 경우엔 조합원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재개발 시 일반분양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대지지분이 작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의 경우 추가 부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남3구역의 조합원 수는 3880명으로 전체 분양 가구(4940가구)의 80%에 달한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