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어두운 키움증권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로써 어느 정도의 주가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수익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코스피 상장 후 처음으로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이는 소폭이나마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은 지난 17일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수는 50만주, 금액은 약 405억 5000만원이고, 취득 예정 기간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로 공시됐다. 취득 완료 후 자사주 보유 비중은 2.3%까지 올라간다. 자사주 매입 효과로 주당순자산가치(BPS)는 0.5%,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은 각각 2.5%씩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의 원인은 주가 하락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2분기 실적둔화 가능성에 따른 주가하락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증시조정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으로 위탁매매가 타격을 받으면서 키움증권의 실적둔화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키움증권 실적의 시장기대치는 영업이익 890억원, 지배주주 순이익 673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55.8%, 57.6% 급감하는 실적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7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8% 감소할 것”이라며 “금리보다는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키움증권의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금리 하락, 주식시장 약세를 감안하면 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자사주 매입 결정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업일수 63일 기준 일평균 취득 예상 주식수는 7937주, 평균 취득 예상 금액은 6억4000만원으로 소규모인 만큼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단기 수급 개선 효과 측면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종 중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하기도 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 수급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데다 경영진의 주가 관리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자사주 취득 결정에 따른 수급 개선 등이 투자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의 수익구조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10년 넘게 리테일 비중을 키우는 사업구조를 지켜왔기 때문에 단기간내 이 구조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며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비중확대 등 체질 개선에 대한 성과를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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