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재판·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사용 등 논란
향후 구광모 회장 '비전 제시' 관건…"LG 미래 가늠될 것"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해 6월 (주)LG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 앞에 놓여진 과제가 산적하다. 아직 총수 일가의 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화웨이 장비가 미‧중 전쟁 여파로 논란이 되는 등 경영 환경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구광지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서는 과감히 정리하고,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과 미래 먹거리 사업을 챙기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이 구 회장에게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거진 중국 화웨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는 화웨이와 거래 중인 LG유플러스에도 불똥이 튀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LTE(롱텀에볼루선)에 이어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글로벌 이통사들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있는 추세지만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철수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를 철수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제공


이에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국가 안보를 등한시 한 채 비용과 기술력 측면의 이점만 우선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미군 지역 등 미국 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에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도 극복 대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분기에서 각각 983억원, 228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구 회장이 취임한 뒤 지난해 3·4분기에서 각각 1401억원, 2793억원의 이익을 내긴 했지만 올해 1분기에 다시 132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이번 2분기에도 2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화학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17년 영업 이익 규모는 분기 당 6000억~7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는 각각 2896억 원, 2754억 원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밖에도 LG 총수 일가가 연루된 탈세혐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전경./사진=미디어펜


LG총수 일가는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양도소득세 156억원을 탈세했다는 혐의를 비롯해, 부적절한 지분 거래 방식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오너가의 지분 승계를 위해 불미스러운 지분 거래가 오갔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전 부회장은 아직 계열분리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다. 구본준 전 부회장은 구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LG의 실질적인 경영을 맡아왔다.

미래 먹거리와 비전 확보도 구 회장의 크나큰 과제다. 구 회장은 현재 로봇과 전장 등 벤처 기업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신사업을 위한 굵직한 인수합병(M&A)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영속하는 LG’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구 회장은 이를 위해 주력사업은 투자를 늘려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사업은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수익이 안 되는 사업부는 과감히 정리하고,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은 꼼꼼히 챙겨 왔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구 회장은 내부 조직과 사업 재편에 주력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 왔다”며 “앞으로 보여줄 비전과 전략 여부에 따라 LG의 미래가 가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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