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맞대결은 실망스운 가운데도 흥미는 넘쳤다. 둘 다 평소보다 부진한 피칭을 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타격에서는 그레인키가 완승을 거뒀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다저스와 애리조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맞대결을 벌였다. 과거 그레인키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절 공포의 원투펀치를 이뤘던 둘은 그레인키가 2016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로 이적한 뒤 이날 두 번째로 격돌했다. 2017년 4월 18일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커쇼가 8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그레인키는 5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5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되며 명암이 갈렸다.

2년여가 흘러 다시 적으로 만난 두 걸출한 투수. 이날은 나란히 기대에 못미쳤다. 둘 다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뒤 승패 없이 물러났다. 무승부라 할 수 있다.

둘 다 초반 고전했다. 다저스 타선이 1회초 그레인키를 괴롭히며 코디 벨린저의 적시 2루타, 맥스 먼시의 땅볼 타점, 크리스 테일러의 적시 2루타로 3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애리조나 타선 역시 1회말 커쇼를 상대로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은 뒤 크리스티안 워커가 3점 홈런을 터뜨려 금방 3-3 균형을 맞췄다.

   
▲ 사진=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회말 애리조나 공격에서 다소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그레인키가 커쇼를 좌월 솔로 홈런으로 두들긴 것. 그레인키의 올 시즌 3호 홈런이었다. 그레인키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이 빼어나고 한 방이 있는 '강타자'이긴 하지만 커쇼로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할 만한 피홈런이었다.

이후 두 투수는 호투를 이어갔다. 커쇼는 3회부터 6회까지 실점없이 버틴 뒤 7회초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돼 물러났다. 그레인키 역시 2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뒤 7회초 커쇼 대신 대타로 나선 카일 갈릭에게 안타를 맞고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났다. 이후 불펜진이 갈릭의 홈인을 허용하는 바람에 그레인키가 승리투수를 놓치면서 실점이 하나 늘어난 것은 아쉬웠다.

커쇼는 6이닝 7피안타(2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 그레인키도 6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둘은 평소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승패 없이 물러났다. 타격에서는 커쇼가 2타수 무안타로 홈런 하나를 친 그레인키에 밀렸다.  

한편, 경기는 8회말 대거 4득점한 애리조나가 다저스를 8-5로 꺾었다. 다저스는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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