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또 큰 망신을 당했다. 훈련 중 선수들 사이 성희롱이 벌어져 논란이 되자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원 퇴촌 당했다.

25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쇼트트랙 대표팀의 남자 선수 임효준은 지난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도중 남자 후배 선수 황대헌의 바지를 벗겼다.

당시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심한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선배인 임효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감독에게 알렸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임효준이 1500m 금메달과 500m 동메달을 땄고, 황대헌은 5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둘은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임효준은 장난이 과했다며 황대헌에게 거듭 사과했지만 황대헌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00m 준결승에 함께 출전한 임효준과 황대헌. /사진=MBC 중계방송 캡처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두 선수를 포함해 남자 7명, 여자 7명 등 쇼트트랙 대표선수 14명 전원을 한 달간 선수촌에서 퇴촌 조치하기로 24일 결정했다. 선수촌에서 쫓겨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선수촌 퇴촌 조치 외에 빙상연맹이나 대한체육회가 이번 성희롱 사건에 대해 어떤 추가 조치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문제는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논란이 될 만한 일이 한두 번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국가대표 심석희를 성폭행했다는 충격적인 일이 알려진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다. 올해 2월에는 진천선수촌에서 쇼트트랙 여자대표 숙소에 남자 선수가 무단으로 드나들다 적발돼 징계를 받은 적도 있었다. 쇼트트랙계 내부에는 고질적인 파벌 문제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쇼트트랙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표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동계 스포츠의 효자 종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슴에 단 태극마크에 먹칠을 하는 사례가 잇따른데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후배 국가대표를 성희롱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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