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 신인(?) 투수 한선태(25)가 뜨거운 화제의 인물이 됐다. 별로 감동 받을 일 없던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한선태의 등장은 반갑고 가승 찡했다.

한선태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LG의 세번째 투수로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된 한선태의 생애 첫 1군 등판이었다.

LG가 3-7로 뒤진 상황에서 데뷔 등판을 한 한선태는 중간투수 임무를 무난히 해냈다. 총 4타자를 상대하면서 1안타 1사구를 내줬지만 병살타 유도도 하면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상대한 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아 프로 1군의 매서움을 맛보는가 했으나 안상현을 2루 땅볼 유도해 병살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한꺼번에 잡아냈다. 이어 김성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고종욱을 1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최고구속은 145km를 찍었다.

   
▲ 사진=LG 트윈스


흔히 보는 신인들의 데뷔전과는 달랐다. 한선태의 '출신' 때문이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 그는 대한민국 1호 '비선수 출신(비선출)' 프로야구 선수다. 고등학교까지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고 선수 등록된 적도 없었다. 야구에 대한 동경과 열정만으로 병역까지 마친 다음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고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 신청을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그는 2차 마지막 10라운드(전체 95번)에서 LG의 호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지만 1군 데뷔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선태는 첫 시즌 개막 후 3개월여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사이드암이면서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한선태를 LG 구단이 눈여겨봐 지명을 했고, 퓨처스(2군)리그에서 기대 이상으로 호투한 그를 1군으로 불러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1군에 올라오기 이전 한선태는 2군 19경기에서 총 25이닝을 던져 2실점(1자책점)밖에 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36으로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한선태는 1군 단 한 경기에 등판해 1이닝 동안 17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단번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더니 하루가 지난 26일 오전에도 그의 이름은 계속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까. 선수 출신도 아닌 무명의 한선태가 프로야구 1군 경기에 출전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것 자체가 감동적인 스토리다.

많은 사람들이 혼신의 피칭을 하는 한선태의 모습에서 땀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결실을 맺는 것을 보는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한선태의 1군 데뷔는 꼭 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게 감동과 희망을 안긴 한선태의 17구, 그 자신에게는 단순한 희망을 넘어 '인생'을 던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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