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기업인들 호출해 구설수 오른 김정숙 여사
'하이에크' 읽어놓고 소득주도성장 강조한 김상조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문재인 대통령 앞에 놓여진 가장 큰 숙제는 ‘경제 활성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소득을 인위적으로 높여 경제성장을 유도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경제혁신을 예고했지만, 결과는 ‘경제 대 참사’로 이어졌다.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경제 성장의 주역인 기업의 능률 제고를 위한 정책 뒷받침에 힘쓰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청와대의 행보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제공


앞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20일 10여개 대기업 CEO급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청와대는 해당 행사를 공개하지 않다가 일부 언론 보도로 오찬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이를 공개했다. 

이날 오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과 KB국민은행, 샘표, 한샘 등 10여개 기업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 기업인들의 오찬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격려하고, 사회공헌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부인이 기업인 오찬을 주재한 것이 이례적인 만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통령도 아닌 영부인이 특별한 안건 없이 ‘바쁜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호출해 권력남용을 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는 대통령을 뽑았지 영부인을 뽑은 게 아니다”라며 김 여사의 행보에 비판을 가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인을 불러 영부인이 단독 오찬을 한 것은 ‘지나치다’는 일침이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기업을 적폐로 몰아간 대통령의 영부인이 선의를 빙자해 자신의 행보를 과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심으로 기업을 좋아한다면, 자유롭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1일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청와대에 입성한 김상조 정책실장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케인스에서부터 애덤 스미스, 밀턴 프리드먼, 하이에크까지 원서로 다 읽은 사람”이라며 경제정책 운용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케인스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주장한 반면, 프리드먼과 하이에크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고 작은 정부를 주창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다.

문제는 김 실장이 프리드먼과 하이에크를 언급하면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 3가지 요소(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때 의도한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 저의 확신”이라고 했다는 점이다. 

김 실장의 발언은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자신의 사상이 유연한 것처럼 포장해 잘못된 정책을 관철시키려는 속임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 대표는 “하이에크의 기본 핵심은 ‘자생적 질서’, 즉 규제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김 실장은 모든 것을 규제하려고 하면서 ‘하이에크를 읽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 정부의 위기는 ‘자생적 질서’를 인정하지 않아 빚어진 참사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OECD 평균보다 떨어진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경제 기초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득을 높여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은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다”며 “성장 속에서 소득도 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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