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벌어지는 기업들의 생산성 격차 [자료=통계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기업들 간 생산성 격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생산성 하위 기업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수 선도기업의 생산성 증가를 다른 기업으로 확산시키고, 하위 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8일 통계청이 내놓은 통계플러스(KOSTAT) 여름호에 실린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KIS-데이터(DATA)를 활용해 지난 2000∼2016년 우리나라의 선도기업(생산성 상위 5% 기업)과 나머지 기업의 노동생산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선도기업의 생산성이 나머지 기업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 갈수록 벌어지는 기업들의 생산성 격차 [자료=통계청 제공]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에서 두 그룹 간 생산성 격차가 더 빠르게 확대됐다.

상위 5%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생산성은 제조업의 경우 2010년, 서비스업은 2012년께부터 거의 증가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했다.

소규모 기업들까지 포함된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조사' 자료(2000~2014년)를 보면, 2000년 이후에 우리 제조업 사업체 간 생산성 격차가 계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인 이상 기업을 모두 포괄하는 광업제조업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제조업 사업체의 누적 생산성 증가율은 상위 10%가 56.6%, 중위 40~60%가 44.9%를 기록한 반면, 하위 10% 제조업 사업체는 12.2%에 그쳐 하위 기업의 생산성 부진이 특히 심각했다.

원래 생산성이 높았던 기업은 더 빠르게 생산성을 증가시켜, 생산성 격차가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임금은 하위 기업에서 더 빠르게 증가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제조업체의 누적 임금 증가율을 보면 상위 10%가 43.4%, 중위 40~60%는 44.5% 오를 때, 하위 10%는 무려 66.9% 증가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정부 정책 등에 의한 것으로, 생산성 증가가 동반되지 않은 임금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기업 간 생산성 격차의 확대, 특히 하위 기업의 생산성 부진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로, 세부적으로 보면 최상위 1%와 나머지, 그리고 중간 수준의 기업과 하위 기업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다수의 기업이 생산성 증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생산성 격차는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간의 임금격차로 연결되는 만큼, 저생산성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진보,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열악한 환경의 기업들이 이런 기술에 손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신기술을 채택·활용하는 것을 촉진할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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