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4월호로 MBC 구성원들의 명예 실추”

김재철 MBC 사장이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형사고소를 사실상 포기한 이후, MBC 기자들 173명이 3일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김우룡 이사장을 형사고소했다.

MBC 기자들은 “김우룡 이사장은 신동아 4월호 인터뷰를 통해 MBC 구성원들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고, 이는 MBC 기자들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명예를 손상시킨 것에 해당한다”고 고소 사유를 밝혔다. MBC 기자들의 김우룡 고소사건은 향후 MBC 총파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소장에 적힌 내용을 묻자, MBC 노조 관계자는 “신동아 4월호에서 김우룡은 큰집이라 표현된 청와대와 방문진이 김재철 신임 MBC 사장을 청소부 삼아 MBC 내 좌빨 대학살을 자행했다고 실토하면서, 마치 MBC 구성원 상당수가 척결돼야 할 ‘좌빨’인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해, MBC 기자들의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내용이다”고 밝혔다.

한편, MBC 총파업은 현재 예측불허 상태다. 김재철 MBC 사장이 MBC 노조 집행부 13명을 영등포 경찰서에 업무방해죄로 형사고소를 했고, 여기에 맞서 보도부문 252명은 기명으로 반대성명을 냈으며,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8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이근행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밥을 안 먹으니 처자식도 밥을 안 먹는다”면서 “굶는 것으로 방송독립과 상식의 회복을 말해야하는 현실이 분노와 서글픔을 함께 불러온다”고 말했다. 또 이근행 위원장은 “아들놈이 배고픔을 참다못해 아빠 볼까봐 몰래 숨어서 밥 한 숟갈 무는 것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면서 “어린이날엔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할텐데 가족들 마음 고생이 심해 얼굴 보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의 심금을 울리게 했다.


김재철 MBC 사장
▲김재철 MBC 사장



이근행 위원장의 단식투쟁에 힘입어, 동조단식이 진행중이다. 지난달 29일 차장급 24명이 동조단식에 들어간 이후, 3일부터 95 및 96 사번들이 대거 단식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근행 위원장이 단식에 들어간 지 8일째가 됐는데도 MBC 구성원들의 요구는 외면한 채 오로지 노동조합 파괴공작에만 혈안이 돼 있는 김재철 (사장), 황희만 (부사장)의 즉각적 퇴진을 촉구하고, 경영진의 무책임한 작태를 규탄하고자 단식에 동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