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오롱티슈진에 이어 에이치엘비가 신약개발 실패 공시를 내면서 바이오주 전체가 폭락, 급기야는 코스닥 지수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바이오주와 제약주들이 전반적으로 실제 성과에 비해 주가가 과대평가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된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에 이어 에이치엘비의 경구용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결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신청 수준에 미달한 사실이 최근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에이치엘비의 경우 리보세라닙이 이미 중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번 3상 결과로 신약 허가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 2017년 말 1만2500원대 수준이던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작년 리보세라닙의 3상 돌입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급등세를 보여 작년 9월말에는 10배가 오른 12만 6000대까지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5조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에이치엘비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만 975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에이치엘비 김성철‧김하용 공동대표는 작년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각각 265억원과 172억원의 행사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인 신라젠의 경우도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하지만 경영진은 이익을 챙기고 있다. 신라젠은 작년 퇴임한 지성권 이사에게 103억원을 지급했다. 박철 사외이사에게도 99억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사인 노정익 전 현대상선 대표가 받은 보수도 50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즉, 투자자들이 올린 주가 덕분에 임직원들은 거액을 챙기지만 막상 기업의 실체적 성과는 부진한 경우가 많다. 신라젠 역시 적자가 이어져 지난 3월 1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번 에이치엘비 사태는 단일 종목에서만 그치지 않고 바이오‧제약주 전체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업종 전체 폭락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은 연속해서 1%대의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제약주의 경우 업계 특성상 과거의 성과보다는 미래의 전망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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