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휴전'을 선언하고 공식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예상 밖의 ‘남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까지 성사되면서 7월 국내외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미중 협상 재개의 경우 이미 예상된 이슈라는 점, 남북미 정상회담의 여파는 남북 경협주에 국한될 것이라는 점에서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무역전쟁’이 당분간 소강상태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고 양국 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하겠다는 뜻도 밝혀 큰 화제가 됐다. 물론 이번 미중 회담에 대한 낙관론은 증시에 일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기존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컨센서스(기대치) 수준”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크게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진 않아 증시가 당장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양호한 편이고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이면서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나오고 있어 3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협상 타결과 맞물려 상승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일단 안도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미국이 워낙 중국에 타이트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우려를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일단은 주가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그 이후 협상 과정이 남아있으므로 랠리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정전 66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이 이뤄지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회동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률은 약 0.5% 정도로 크지 않았다. 단, 개성공단 관련주 등 남북 경협과 연관 있는 종목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그러나 일각에서 예상된 것과 같은 전폭적인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간의 전격적인 무역전쟁 휴전 합의로 당분간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정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간의 만남도 국내 증시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이 북핵을 완벽하게 폐기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기 때문에 이번 안정세에는 ‘유통기한’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G20 기간의 연이은 이벤트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쇼’가 이어진 결과”라면서 “트럼프의 재선과 관련된 정치 이슈가 종결되면 정세가 다시 원상 복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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