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정조의 무덤이 있는 화성 융건릉 숲길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사적 제115호로 지정돼 있는 수원 화성(華城) 안쪽 화령전(華寧殿)의 3개 건물이 보물로 지정된다.

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화령전은 조선 정조(재위 1776∼1800)의 어진(御眞·임금 초상화)을 모신 건물로, 정조 승하 직후인 1801년 완공된 화령전에는 사도세자 무덤인 현륭원 재실에 보관된 정조 어진과 창덕궁 주합루에 있던 어진이 함께 봉안됐다.

이 화령전을 대표하는 건물과 복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화령전의 운한각(雲漢閣)·복도각(複道閣)·이안청(移安廳)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4일 지정 예고했다.

30일간 보물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보물로 최종 지정된다.

보물이 되는 운한각은 정조의 어진을 모신 정전(正殿)이고, 이안청은 어진을 임시 봉안하기 위해 만든 건물이며, 복도각은 운한각과 이안청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왕의 어진을 모신 건물이 여럿 있었지만, 지금은 전주 경기전(慶基殿)과 수원 화령전에만 남아있다.

19세기 왕실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는 화령전은 어진을 모시던 정전과 임시 보관 건물인 이안청이 분리된 전주 경기전과 달리, 정전과 이안청이 복도각으로 연결된 독특한 형태로, 당시 궁궐 건축을 담당했던 최고 장인 400여 명이 참여해 2달 9일 만에 완성했다.

운한각·복도각·이안청의 'ㄷ자형' 배치는 조선 후기 합리적인 궁궐 건축 형태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문화재청은 화령전이 왕실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고 창건 당시 원형이 잘 남아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원에는 보물로 지정된 10개 문화재가 있는데, 이 중 수원화성 관련 문화재는 팔달문(보물 제402호), 화서문(보물 제403호),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서북공심돈(보물 제1710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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