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출력 낮춰 안전성 확보…내구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출시하는 차량들의 완성도가 높아진 가운데 전세대에 비해 출력은 낮추고 내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형 쏘나타(DN8)의 경우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프레임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통해 국내시장 베스트 셀링모델로 복귀까지 이뤄냈지만 부족한 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모습이 한동안 이슈였던 엔진 내구성에 대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DN8)이 내수시장 베스트 셀링모델에 등극했다. /사진=미디어펜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는 출시이후 두달 연속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리며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쏘나타의 지난 5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41.4% 급증한 것이다. 이런 신형 쏘나타의 인기는 출시전 사전계약부터 영업일 기준 5일만데 1만대이상의 판매를 보이며 예견된 행보였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월 판매 1만3376대를 달성하며 완성차 업계 전체판매 1위에 올랐다. 3년 6개월만의 왕좌 복귀였다.

쏘나타의 판매 급증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산 중형세단 수요는 지난 5년간(2014~2018년) 19.8% 이상 감소했고, 최근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도 없었다. 경쟁력 있는 신차가 대거 출시된 SUV와 대조적이다.

이런 쏘나타의 선전에도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은 출력이다. 

신세대 취향저격의 완벽한 변신을 성공시킨 쏘나타지만 출력부분에서 전세대 모델에 비해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엔진의 연료직분사 시스템을 적용시켜 강력한 엔진으로 불렸던 YF소나타의 경우 2000cc 엔진에서 최고출력이 172마력(hp)이었다. 하지만 LF소나타의 경우 2000cc가솔린 모델에서 최고출력이 166hp이였다. 

YF출시 당시가 직분사 시스템을 도입한 후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시기다. 하지만 이후 오히려 출력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 출시된 신형 쏘나타(DN8)의 경우 160hp로 더 줄어들었다. 

물론 이번 쏘나타의 경우 전세대 모델과 달리 전체적인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이 같은 결과를 보이는 것도 있다. 하지만 세계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다고 공표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기술이 적용된 엔진도 같은 상황이다. 

G1.6T-GDi 엔진은 일반적인 엔진과 달리 벨브의 타이밍을 조절해 효율을 높여주는 엔진이다. 세계최초의 첨단기술이 적용됐지만 전세대 엔진과 같은 출력의 180hp이다. 

이는 첨단기술에 더 많은 출력을 뽑을 수 있는 엔진임에도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의 출력보다 안전성을 택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세타엔진관련 이슈로 미국시장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지난 1986~1988년 사이 현대차그룹은 포니와 엑셀을 통해 품질에 대한 악평을 듣고 이를 20여년의 시간에 걸쳐 회복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제품의 내구성의 문제로 이슈가 된다면 더 이상의 기회를 잡기에는 힘들 것을 대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일본차의 경우도 동급에서 독일차량들에 비해 조금은 부족한 출력으로 제품의 내구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의 전략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출력을 낮추면 그만큼 내구성면에서는 높은 여유가 생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신차품질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내구성확보를 위해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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