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얼라이언스, 아시아-북미 노선 비중 25%
내년 초대형 선박 통해 본격 시너지낼 듯
"스크러버 추가 규제·탄소배출권 거래제 대비 필요"
   
▲ 스크러버 장착한 현대상선 ‘HMM 프로미스’호. /사진=현대상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내년 4월 인도 예정인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이 '효자'로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 노선에서 취약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는 선대 운용 효율화를 높일 수 있는 초대형 선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현대상선을 정회원으로 품었다. 현대상선은 해당 선박을 통해 유럽, 미주 노선에서 연료비 등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연료 효율성, 스크러버 추가 규제 등에 대한 위험성도 존재해 철저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나온다. 

5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디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이 오는 2020년 4월부터 정회원 자격으로 협력 운항에 나서면 운영선복(TEU) 기준 18.6%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2M(MSC, 머스크)은 33.2%, 오션 얼라이언스(에버그린, 코스코, CMA)는 29.8%를 차지한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원, 대만 양밍 등 국적 선사들로 구성된 해운 동맹체로 현대상선은 지난 1일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WSJ은 알파라이너 등을 인용해 “2M 소속 회원들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20척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하자 동맹을 끝낼 것을 희망했다”며 “현대상선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2만3000TEU) 중 12척은 내년 유럽에 투입될 예정인 가운데 아시아-유럽 노선 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은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유럽 노선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2M과 오션 얼라이언스 선복이 각각 37%를, 디 얼라이언스가 25%의 비중을 맡고 있다.

이와 달리 디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이 발주한 초대형 선박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평이다.

디 얼라이언스는 초대형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난 달 1일 기준 디 얼라이언스의 1만8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이상 선박 운영척수는 12척이며 1만5200~1만8000TEU급 미만 선박은 한 척도 없다. 반면 2M은 1만8000TEU 이상급 51척, 오션 얼라이언스는 36척, 1만5200~1만8000TEU 미만급의 경우 2M은 25척, 오션 얼라이언스가 17척을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각각 10척 이상의 2만TEU 이상급 인도 예정 물량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디 얼라이언스는 운임 약세가 지속돼 선대 운용 효율화가 중요해진 유럽 노선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발주 잔량도 전무해 국내 금융권의 여신지원으로 발주한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이 해운동맹 가입에 ‘효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 (왼쪽부터) 브론손 시에 양밍 회장 겸 사장,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문성혁 해수부장관, 롤프 하벤-얀센 하팍로이드 사장, 제레미 닉슨 원 사장이 지난 1일 해운동맹 체결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아시아-미주 항로에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북미 노선에선 매주 19회 왕복 항해하는 오션 얼라이언스가 38% 비중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는 디 얼라이언스 비중이 25%, 2M이 18%다. 내년 4월부터 투입되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20척에는 모두 스크러버가 장착돼 연료비 절감 등을 통해 당분간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급변하는 환경규제, 스마트화 등 환경 연구와 선박투자 전략개발을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크러버 종류에는 바닷물을 세정수로 이용하고 배수하는 개방형, 세정수를 순환시키는 폐쇄형, 쌍방으로 전환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식 세가지 타입이 있다. 개방형의 경우 황산화물 여과에 사용한 세정수를 다시 바다로 배출하는 방식이어서 독일, 싱가포르, 벨기에, 미국 등은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피오르는 개방형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형도 규제한다.  

내년 현대상선이 인도받는 2만3000TEU급 12척에는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가 탑재됐지만 스크러버에 대한 각국의 주장들이 다른 만큼 추가 규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스크러버 제재가 강화되면 연료의 선택과 운영전략, 어떠한 시기에 어떠한 기술적 사양의 선박에 투자하는 지 여부에 따라 선사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스크러버를 달면 선박 연료 효율도 3%가량 떨어져 이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환경규제 강화 이후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선박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권 징수 등도 논의돼 연료 운영전략 등 스터디도 필요할 것”이라며 “해운동맹 내에서 단시간 내 급성장을 기다하기 보단 서비스 노선 개발, 소석률 상승에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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