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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놓아달라" 박용만 회장 절박 호소…정부·정치권 답할 때
"규제 열자 말만 해도 역적 취급"…재팬쇼크 등 정부발 갈등 애꿎은 기업 피해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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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7-06 08: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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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붙들어줄 것은 붙들고, 놓아줄 것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닙니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또다시 정치권을 향해 "억장이 무너진다"고 하소연했다. 박 회장은 고꾸라지고 있는 한국경제 현실과 설상가상인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절절한 심경의 글을 올렸다.

그는 4일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규제 샌드박스'는 조기 성과 사례 100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크다"고 규제 해소를 촉구했다. 

박용만 회장은 "정부가 일일이 심사해 승인하는 '관문 심사 방식'이 기업들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며 "심사 이전 단계부터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보완하거나, 여러 부처에 걸친 복합 사업 모델도 신속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박 회장의 올가미 규제 해소를 위한 행보는 눈물겹다. 수차례 정부와 국회를 찾아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호소했다. 다른 경제단체장들이 정부와 정치권 비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놓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모든 쓰나미의 와중에…. 어쩌라는 것입니까"라는 박용만 회장의 절박한 물음에 정부와 정치권은 답해야 한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박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때로는 읍소, 때로는 호소로 변화를 외쳤지만 우이독경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앞에서는 미소 짓다가 뒤돌아서면 잊거나 심지어 뒤통수를 때리기 일쑤였다.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의 답답한 심정이 고스란히 읽힌다. 

박 회장은 "의료와 교육 등 서비스 산업은 '완전투망밀봉식'으로 닫혀 있다. 열자는 말만 꺼내도 전원이 달려들어 역적 취급을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의 쌓이고 쌓인 배신감에 대한 작심 발언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했다.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 간 공동 작업까지 해가며 선택한 작전으로 보복을 해오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며 "중국·미국 모두 보호무역주의로 기울어지며 제조업 제품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우리는 여유도 없으면서 하나씩 터질 때마다 대책을 세운다." 뒷북대책을 꼬집었다.

박 회장은 신산업과 관련 "규제의 정글 속에 갇히다 보니 일을 시작하고 벌이는 자체가 큰 성취일 정도의 코미디 상황이다"이라고 탄식했다. 올가미처럼 규제 사슬이 얽혀 있다. 부처 간 칸막이로 누구나 간섭은 하지만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 말로는 혁신성장을 앞세우지만 가장 아픈 손톱 밑 가시 하나조차 속 시원히 뽑지 못하는 정부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달 17일에도 국회를 방문,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상의 리포트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속입법 과제'를 전달하며 규제해소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처지에 있는 기업들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정말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실적이 안 좋은 기업도 고통이고, 심해져가는 양극화 속의 가진 것 없는 국민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송년기자회견에서는 한국경제 상태를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다. 이제 가열되는 냄비 속에서 화상을 입고 죽기 직전까지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회장의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정부의 규제는 갈수록 기세를 더해간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기업을 더욱 옥죈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은 문재인 정부 들어 부쩍 심해졌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덮쳤다. 재팬쇼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정치와 외교력의 부재가 경제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만 죽어나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이면에는 한·일 외교 갈등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일본 반발을 방치했다. 정부발 갈등이 기업으로 불똥이 튀고 경제가 충격을 받는 최악 상황을 초래했다.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풀지 못하고 기업과 경제에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긴 셈이다.

현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는데도 결자해지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마땅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발등의 불은 끄지 못한 채 언제 결론 날지 모르는 WTO 제소와 수입선 다변화, 소재산업에 매년 1조 투자 등 한가한 중장기 대책만 내놓고 있다. 해결보다 더 큰 갈등을 초래할 맞보복 카드 대응설도 나온다. 맞보복 카드의 최종 피해자는 우리가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한데도 말이다.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과 이념에 치우친 정책 기조가 외교참사라는 화를 불렀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정청의 마음은 내년 총선으로 향하고 있다. 벌써부터 표를 의식해 파업과 투쟁을 일삼는 노동계와 민감한 노동현안에는 입을 다물고 경영계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그런 정부가 고용참사를 벗어나려고 기업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판국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현실에서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지금의 환경이라면 국내에서 살아남는 기업이야말로 기적이다.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놓아 달라"는 박용만 회장의 호소에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은 귀 기울려야 한다. 규제는 과감히 풀고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도 필요하다. 기업이 국가간 정치적 갈등이나 충돌로 애꿎은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 

"이 모든 쓰나미의 와중에…. 어쩌라는 것입니까"라는 박용만 회장의 절박한 물음에 정부와 정치권은 답해야 한다. 문제만 생기면 무대응과 방임, 상대 탓하기에 바쁜 환경 탓, 남 탓을 버려야 한다. 경제도 안보도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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