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뉴욕지수를 포함한 글로벌 지수들의 흐름이 양호한 반면 국내 지수의 상승폭은 크지 않아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환경에 국내 증시만 적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해외증시 흐름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21% 올랐다. S&P 500 지수는 1.65%, 나스닥은 1.94% 각각 상승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에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지수는 30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로 인해 해외주식과 특히 금값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좋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일단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원유 등의 원자재 수입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자원수출국들(브라질, 러시아, 호주)과 대외변수에 둔감한 특징을 가진 인도 지수가 최근 들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금값의 경우 글로벌 증시보다 금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 6월 한 달 간 국제 금값은 8.6% 상승했고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돼 있는 주요 금광 기업들의 주가도 20~30%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유독 한국 증시만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부진이 더욱 가시화 되는 모습이라 우려를 더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해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환경에 혼자 적응 못하고 있는 셈"이라며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조정, 수출부진, 실적 추정치 하향 지속, 그리고 갑작스레 불거진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온통 악재뿐"이라고 우려했다. 

단,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를 3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범위를 좁히면 외인 매수 현상은 더욱 부각된다. 반도체 업종이 3·4분기 실적부터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국내 증시의 전망을 낙관하지는 못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 의지가 확인되면서 관심이 멀어졌던 소재·산업재의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실물경기의 회복 여부가 확인돼야 해 아직은 순환매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주의 할인율 하락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지만 헬스케어 등은 모멘텀 부진, 수급 악화 등의 약점이 존재한다”며 “실적 호전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통신장비, 음료, 자동차, 조선 등으로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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