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경영 중검과제 발표…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박차
2024년 글로벌 톱5 목표…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 소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핵심자산인 사람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일본 등에서 진행 중인 미래 우수인재 확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사람을 통한 차별화'를 이뤄내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지켜본 LG화학은 강한 회사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주마가편'의 자세로 글로벌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2003년 45위의 화학사에서(매출 기준) 2017년 국내 최초로 톱10에 진입했으며, 올해 초 발표된 전 세계 화학사 중 브랜드 가치 4위에 올랐다"면서 "브랜드 가치 성장률은 37.9%로, 성장 포텐셜·모멘텀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말엔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총 직원(4만여명)의 절반 가량이 해외에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런 배경에서 정한 캐치 프레이즈가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라고 덧붙였다.

그는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본 결과 현재(석유화학)와 미래(전기차·신소재·바이오)의 밸런스가 잡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영진이 장기적 안목 갖고 미래를 조망하고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장기투자 전략을 결정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4대 경영 중점과제로 △사업 프로세스 및 포트폴리오 중심축 변화 △R&D 혁신에 집중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경영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제품·기술 중심의 사업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를 고객·어플리케이션·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관리, 각 사업의 육성·유지·철수 여부를 적기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LG화학


또한 올해 R&D 분야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관련 인력을 62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투자액과 인력은 각각 1조1000억원과 5500명이었으며, 박사 비중은 20%(1100명)로 집계됐다.

특히 R&D 과제 초기 발굴단계에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 조직을 참가시키는 등 '유기적 R&D 체계'를 강화해 사업성을 검증하고, 과제 선정 및 자원 투입의 우선순위를 사업 포트폴리오 방향에 맞춰 정할 뿐 아니라 외부 업체와 기술협력을 확대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화한다.

LG화학은 핵심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표준화하고, 설비 자동화·정보화·지능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를 전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등 디지털 혁신 체계 구축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프로세스 고도화 작업도 지속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하고, 전원 참여의 현장 혁신 활동을 추진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대비 품질 실패비용도 향후 5년 내 현재 발생율의 절반 수준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해외사업 확장에 따라 글로벌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해외 파견 및 해외 현지 리더의 국내 파견 기회 확대 등 글로벌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에도 나선다. 핵심인재 관리를 위해 각 사업본부 및 지역별 특성에 맞는 보상제도 개선 등 인사제도도 유연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석유화학·전지·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과 미래성장동력(바이오)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가속화, 올해 매출 30조원대 진입에 이어 2024년 매출 59조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시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매출에서 석유화학부문의 비중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전지(22%)·첨단소재(16%)·바이오(4%)로 나타났다"며 "2024년엔 이를 33%, 49%, 15%, 3%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LG화학 여수공장/사진=LG화학


또한 "한국과 중국에 편중됐던 지역별 매출의 경우 미주·유럽 지역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한국에서의 비즈니스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본부는 고부가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해외 사업의 본격 확장을 위해 전략적 제휴·M&A 등 외부 성장기회를 적극 탐색할 것"이라며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지만 안정적 수익창출에 더욱 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지사업본부는 올해 10조 매출 돌파할 것으로 보이며, 선제적 R&D 강화해서 자동차전지의 기술우위를 이어가고 글로벌 1위도 수성할 것"이라면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시장선도 제품 확대 및 현지 마케팅 유통망 정비를 통해 사업체계를 강화하고, 소형전지는 신규용도 및 고수익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 부회장은 "첨단소재본부는 자동차소재 경량화·전장화 제품 집중 육성하고, IT 소재의 경우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부진한 사업은 사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여러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바이오부문에 대해선 "생명과학부문은 기존사업 가치 극대화 및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상용화에 집중하고, 팜한농은 작물보호제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생산 차질에 대한 질문엔 "현재로서는 영향이 없는 상태지만,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 구축에 돌입했다"며 "양극재·음극재·분리막 등 자동차전지 소재 관련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과의 갈등에 대해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모든 회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지적재산권으로, OEM 협업시에도 최우선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못박았다.

신 부회장은 이밖에도 △LG화학으로 오게된 이유 △중국 정부의 전기차배터리 보조금 폐지 이후 시장 전망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국내 생산설비 증설 계획 △ESS 배터리 화재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했으나, LG화학 직원 연봉 인상 및 전지부문 흑자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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