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이낙연 “목선 발견 못한 것…크나큰 실책”
   
▲ 9일 국회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가운데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미디어펜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한 어선 삼척항 입항 사태를 놓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측은 군의 경계 실패는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정치 공세가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를 상대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나뭇잎 하나도 (바다에) 떨어져 있으면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임에도 왜 (북한 어선을) 식별하지 못했나”라며 “합참에서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부의 축소·은폐하려고 시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면피성 발언만 하고 부하들만 희생되고 책임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작전 실패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 실패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정 장관을 겨냥했다. 먼저는 “옛말에 장수는 전쟁 중 왕명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풀어도 국방부 장관은 군사적 기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장관과 군 수뇌부가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니 국민이 불안해한다”고도 꼬집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도 “북한 목선의 ‘삼척상륙작전’이 인천상륙작전보다 더 훌륭하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비꼰 뒤 “한편의 코미디 같은 정말 황당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올해 들어서만 북한 어선·목선이 80여 차례 넘어왔는데, 모두 적발해서 돌려보냈다”면서도 “이번에 목선을 제대로 제지하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한 것은 크나큰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군이 북한 어선 발견 장소를 ‘삼척항 인근’이라고 발표한 데에는 “군에서 대공을 고려해 약간 흐리는 관행이 있어 ‘인근’이라고 무심결에 썼다고 하는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못난 짓”이라며 “초기 판단이 안이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결과를 놓고 봣을 때 이 경계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번 사태를 축소·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에는 “해경이 한 첫 발표에는 삼척항에서 발견했다는 게 정확히 기재돼 있는데, 정부가 축소·은폐 하려고 했다면 첫 발표를 그렇게 정확하게 했겠나”라며 “그리고 민간이 발견한 것을 정부가 어떻게 축소·은폐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국방부 브리핑에 두 차례 몰래 참석한 것을 두고서는 “기자회견장에 청와대 사람이나 총리실 사람이 기자들 뒤에 서서 듣는 경우가 간간이 있다”며 “기자들의 반응이나 발표상 허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만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낙연 총리는 ‘국민의 안보불신 이유’를 묻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간간이 벌어지는 실수와 사고(때문)”이라면서도 “약간의 가짜뉴스도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규백 의원도 “국민은 한반도 평화 진전과 한미동맹 등 우리 안보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근거 없는 비방이나 마타도어를 불신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으로 본다”고 맞장구쳤다.

정경두 장관은 이동섭 의원의 사퇴 요구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합동조사 결과 등을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조치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해수호의 날 관련 질문에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점이나 6·25 전쟁에 대한 질문에 머뭇거린 사례 등을 거론하며 주호영 의원이 자질론을 따지자 정경두 장관은 “진의와 다르게 알려져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평해전이나 6·25 전쟁은) 당연히 북한의 소행이고, 북한의 기습도발, 침략이 있었다는 데 이의가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변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