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성과보고회의 개최...LH·한전 등 7곳 '모범 거래모델' 우선 적용
   
▲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대형 공기업부터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토록 유도하고, 다른 공기업과 민간 영역까지 확대, 공정경제 문화를 확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모범 거래모델'을 직접 만들어 공공기관들에 적용하도록 했으며, 공공기관을 상대로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오후 청와대에서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를 열었다.

'내 삶 속의 공정경제'를 슬로건으로 한 이날 회의에서는 공공기관 공정문화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대형 공기업부터 모범 거래모델을 확립하게 하고, 이를 통해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790개 공공기관으로 공정경제 문화가 확산하도록 했는데, 법률과 제재만으로 공정경제가 될 수 없기에, 대형 공기업부터 모범 거래모델을 확립하게 하고, 다른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따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모범 거래모델을 공기업들에 내려보냈다.

우선 LH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부산항만공사, 공영홈쇼핑 등부터 모범 거래모델에 맞춰, 불공정 약관 등을 개정토록 했다.

이들 기관은 금주 내로 각자 사업 특성에 맞게 모범 거래모델을 적용한 개선 사례를 발표하며, 우선 서비스 이용자인 국민에 대한 불공정거래 관행을 타파한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임차인이 시설 개선공사의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했으나, 안전이나 위생과 관련한 공사는 공항공사가 비용을 적극 부담하기로 했으며, 공영홈쇼핑은 매출과 상관없이 부과되던 정액제 수수료를 폐지하고,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정하는 정률제 수수료 체계를 전면 도입한다.

LH는 자사 귀책 사유로 입주 예정일을 지키지 못하면, 계약 해지가 가능한 입주 지연 기간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한다.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거래관행도 개선, 수자원공사는 계약금액의 기초가 되는 원가 산정을 할 때 최저가격보다는 평균가격을 적용하고, 한국전력은 자사의 책임으로 준공검사가 지연되면 이 기간을 지체일수에 산입하지 않기로 했다.

공기업들은 주요 사업과 용역 발주자므로, 참여 민간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차단하는 역할도 맡는다.

부산항만공사는 협력업체 하도급 관련 법규 위반을 신고하면 최대 3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가스공사는 입찰담합 손해액 산정방식을 구체화해 담합에 적극 대응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기업의 모범 거래모델 적용 여부를 경영평가나 동반성장 평가 등에 적용,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제도개선에 나서게 유도할 계획이다.

또 불경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하도급과 수입기반이 취약한 가맹 분야에서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형태고용근로자 문제와 소비자 권익 문제 등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부 공공기관들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공정거래조정원이 여러 대형 공기업을 상대로 갑질 등 불공정거래 관행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공기업에 전파한 '공공기관 거래관행 개선방안' 문건을 통해, 전력과 가스 등 대형 공공기관 5~7곳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실태조사 결과 법규 위반이 발견되면 정식 조사로 전환한다.

아울러 정부는 문재인 정부 2년간의 공정경제 성과에 대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생협력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공정경제 정책을 추진한 결과, 시장에서 점진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취약분야에서 '갑'의 불공정행위가 줄었으며, 재벌개혁 분야에서는 금융그룹감독 모범규준과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됐고, 지속가능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은 "공정경제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 인프라"라며 "3년 차에는 이런 공정경제가 삶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대형 공기업부터 시작, 민간기업까지 낡은 관행 혁파가 '낙숫물'처럼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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